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불교 철학이 인공지능(AI)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겉으로는 접점이 없어 보이는 두 분야가 어떤 지점에서 연결될 수 있다는 의미일까.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21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AI 시대, 한국불교의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 전 수석은 21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무기관 종무원 등을 대상으로 'AI, 한국불교 미래를 얘기하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AI)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불교 철학이 큰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명 '혜우(慧友)'로 청와대 불자회장을 지낸 하 전 수석은 이날 AI 시대 대한민국의 성장 전략을 설명한 뒤, 불교의 핵심 개념과 생성형 AI의 공통점을 짚었다.
그는 먼저 불교의 연기(緣起)를 예로 들었다. 연기는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는 의미로,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돼 있다는 사상이다. 하 전 수석은 "AI의 결과 역시 독립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가 연결된 과정에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空)과 무아(無我) 개념도 생성형 AI와 맞닿아 있다고 봤다. 그는 "생성형 AI 역시 고정된 하나의 성격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맥락과 설정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무상(無常)에 대해서도 AI의 특성과 연결했다. 그는 "생성형 AI는 고정불변하지 않고 매우 빠르게 발전하기 때문에 항상 최신성과 맥락, 검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업(業)과 인과의 개념을 언급하며 "AI 역시 입력과 설계, 피드백이 축적돼 결과를 만들어낸다"며 "데이터를 어떻게 구축하고 활용하며 책임을 질 것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 전 수석은 AI 개발과 활용의 궁극적인 가치로 자비(慈悲)를 제시했다. 그는 "생성형 AI도 사람들의 고통을 줄이고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활용돼야 한다"며 불교 철학이 AI의 윤리적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AI가 불교 발전에 기여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는 "불교 지식과 경전, 스님들의 강연 등 방대한 아날로그 자료를 디지털화해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에 학습시키면 전 세계에서 불교 교리를 가장 잘 이해하는 AI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개발된 AI는 국내외 신자들에게 우리 불교의 사상과 가르침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마음 돌봄이나 수행을 돕는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다"며 "여기에 MZ세대의 창의성을 더해 AI 저작 도구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불교의 대중화와 새로운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