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여성 사업가 미셸 강(한국이름 강용미)이 프랑스 프로축구 명문클럽 올랭피크 리옹의 단독 구단주로 등극하면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그는 2008년 미국에서 헬스케어 IT 기업 코그노상트를 창업해 연 매출 4억 달러(한화 약 6천억 원) 규모 기업으로 키운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순자산은 약 12억 달러(약 1조78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셸 강이 인수한 리옹은 최근 한국 축구 국가대표선수인 배준호를 영입하려고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국내 축구팬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미셸 강 올랭피크 리옹 회장. ⓒ AFP통신=연합뉴스
20일 프랑스 스포츠 매체 스포르트와 풋 메르카토 등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리옹은 배준호가 소속된 잉글랜드 스토크시티와 이적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풋 메르카토는 "리옹과 스토크시티 사이에 배준호의 이적료를 두고 입장 차이가 있지만, 배준호는 리옹 이적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배준호는 2027년까지 스토크시티와 계약이 돼 있는 상태로 유럽 내 여러 구단이 그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에 영입협상이 잘 이뤄진다면 리옹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
리옹의 배준호 영입이 주목받는 것은 구단주인 미셸 강이 한국계 여성 구단주라는 점도 한몫을 하는 받는 것으로 보인다.
미셸 강, 2026년 리옹의 지배주주 자리 올라
리옹의 모기업은 미국 사업가 존 텍스터가 이끄는 '이글풋볼그룹(EFG)'으로, 텍스터는 여러 나라 구단을 동시에 소유하는 '멀티클럽' 전략을 펼치다 무리한 투자로 부채가 약 5억 유로(약 8천억 원)까지 불어났다.
결국 프랑스축구협회 재정감독국(DNCG)은 2025년 6월 리옹의 재정 건전성 문제를 이유로 2부 리그 강등을 확정했는데, 이는 성적이 아닌 재정 문제로 명문 클럽이 강등된 초유의 사건이었다.
미셸 강은 이미 2023년 리옹의 여자축구팀을 인수해 리옹 구단과 인연이 있었고, 위기가 커지자 2025년 6월 리옹 회장을 맡아 구원자로 나섰다.
그 뒤 2026년 6월24일 법원 관리인을 통해 이글풋볼그룹(EFG) 지분 87.8%를 3천만 달러(약 445억 원)에 인수하고 주요 채무를 개인 자격으로 상환하며 단독 지배주주가 됐고, 향후 최대 7500만 유로(약 1320억 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미셸 강은 이 과정을 두고 "죽음의 문턱에 있었다"고 표현할 만큼 험난했다고 프랑스 매체 RMC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미셸 강이 스포츠에 눈돌린 이유
미셸 강은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경영학과에 다니다가 1981년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 끝에 학업을 중단했다. 그리고 부모로부터 혼수자금을 미리 받아 미국 유학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뒤 시카고대학교 경제학과와 예일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글로벌 컨설팅 EY, 방위산업체 노스럽그루먼 임원을 거쳤다.
미셸 강은 48세였던 2008년 워싱턴DC에서 헬스케어 TI업체 코그노상트를 창업했다. 그리고 그는 창업 10여년 만에 직원 2천여 명, 연매출 4억 달러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미셸 강이 스포츠에 눈을 돌린 계기는 2019년 미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우승 축하연 초청이었다.
미셸 강은 그전까지는 리오넬 메시가 누구인지도 모를 정도로 축구에 문외한이었지만 당시 세계 최고 실력의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지원과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현실에 충격을 받아 관심을 갖게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와 나눈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남자 축구선수와 여자 선수의 연봉격차가 10배 가까이 넘는 현실을 보면서 스포츠 데이터와 투자로 이런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스포츠계로 눈을 돌렸다고 한다.
미셸 강은 이런 신념을 바탕으로 2020년 워싱턴 스피릿 지분을 인수하기 시작해, 올랭피크 리옹 페미넹, 런던시티 라이오네스 등 여자 축구팀을 잇달아 품에 안았다. 막대한 자본으로 파격적 투자를 보인 미셸 강에게는 맨체스터 시티 구단주 셰이크 만수르와 비슷하다고 해 '여자 축구계의 만수르'라는 별명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