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틈 없이 인파가 몰리는 대전의 유명 빵집 성심당에는 다른 빵집에서는 보기 힘든 특별한 제도가 있다.
긴 대기줄을 서지 않아도 임산부가 우선 입장할 수 있는 이른바 '임산부 프리패스'다. 몸이 무거운 임산부를 배려하기 위한 것인데, 이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온라인에서 다시 불붙고 있다.
대전 성심당. ⓒ연합뉴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성심당의 임산부 우대 정책에 불쾌함을 느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80분이나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임산부는 바로 들어가더라"며 "안 그래도 임신부 혜택이 많은데 그런 혜택을 받으려고 출산예정일이 적힌 서류까지 들고 다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신부가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계속 들어왔다"며 "내가 앞에서 기다린 5분 동안에도 20명 넘게 먼저 입장했다"고 덧붙였다.
게시글이 확산되자 누리꾼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제도를 옹호하는 측은 "임산부에게 1시간 넘는 장시간 대기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며 "사기업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배려 정책을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고 반박했다. "새치기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배려의 취지를 훼손하는 시각"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대전 성심당 임산부 프리패스 안내문. ⓒ인스타그램
반면 작성자의 심정에 공감하는 의견도 있었다. 임산부를 배려하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인원이 연달아 우선 입장하면 오랜 시간 줄을 선 일반 고객 입장에서는 허탈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우선 입장 인원을 일정 수준으로 조정하는 등 운영 방식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이번 논란을 단순히 '새치기' 문제로만 바라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사회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각종 출산·육아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있으며, 임산부를 배려하는 문화 역시 함께 확산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보건소에 임신 신고를 한 임산부는 35만1천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의 30만 명보다 약 16%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출생아 수가 7년 만에 다시 30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제도적 지원이 늘었다고 해서 현장에서 체감하는 배려 수준까지 충분한 것은 아니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해 10~11월 임신부 1천 명과 비임신부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산부 배려 인식 및 실천' 조사에서도 이러한 간극은 확인됐다. 비임신부의 82.6%는 "임산부를 배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배려를 받았다"고 응답한 임신부는 56.1%에 그쳤다. 배려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임산부가 체감하는 배려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