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스타십과 슈퍼헤비 V3 부스터가 2026년 7월2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스타베이스의 스페이스X 발사장에서 13번째 시험 비행을 위해 발사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AP통신은 6일(현지시각) 과학자들이 스페이스X 로켓의 달 충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약 1년 동안 우주를 떠돌던 약 4톤(t)에 달하는 팰컨 9 로켓 상단부가 시속 8700㎞의 속도로 달 표면에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
AP 보도에 따르면, 직접적인 충돌 장면은 포착되지 않았지만 칠레에 있는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거대망원경(VLT)이 충돌 직후 나트륨과 리튬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우주로 퍼져나가는 잔해 기둥을 관측하면서 실제 충돌을 확인할 수 있었다.
5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NASA가 이번 충돌로 폭 약 18m, 깊이 약 4m의 충돌구(분화구)가 생기고 달 표면의 먼지와 암석이 우주 공간으로 분출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이번 충돌이 의도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태양 활동과 중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로켓 상단부가 달과 충돌하는 궤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고위 책임자 줄리아나 샤이먼은 회사가 향후 이 같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NASA와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에 떨어진 로켓 잔해가 이번에는 문제지만, 만약 그 목적지가 지구였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뉴욕타임지는 3일 "하늘을 장악하기 위한 경쟁으로 인해 기록적인 양의 우주 쓰레기가 지구로 다시 떨어지고 있다"며 "우주에서 떨어진 파편으로 집이 피해를 입으면 누가 보상하냐"고 비판했다.
국제법상 1972년 유엔 책임협약에 따라 우주쓰레기가 지상에 떨어져 사람이나 재산에 피해를 입히면 우선 ‘발사국’이 책임진다. 민간기업이 쏜 로켓이라도 피해를 입은 국가는 해당 기업이 아닌 발사국 정부에 배상을 요구하게 된다. 이후 정부와 기업 중 누가 최종적으로 비용을 부담할지는 각국의 국내법과 보험, 발사 면허 등에 따라 결정된다.
로켓 잔해가 달과 충돌하는 경우는 훨씬 복잡하다. 유엔 책임협약은 우주물체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을 다루고 있어 사람이 살지 않는 달 표면에 잔해가 떨어진 것 자체를 어떻게 책임질지는 명확하지 않다. 앞으로 달에 각국의 착륙선이나 기지가 늘어나 다른 나라의 시설을 파괴하는 사고가 발생한다면 배상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아무런 시설도 없는 곳에 충돌했다면 피해자와 책임 범위를 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우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규제는 급성장하는 우주산업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상업용 로켓의 상단부가 임무를 마친 뒤 장기간 궤도에 방치되지 않도록 대기권으로 안전하게 재진입시키거나 폐기 궤도로 이동시키는 방안 등을 담은 규제안을 추진했다. 업계에서는 기술적 부담과 비용 증가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FAA는 올해 1월 추가 검토를 이유로 해당 규제안을 철회했다. 그 사이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로켓 발사와 위성 운용은 빠르게 늘어나면서 지구 궤도는 물론 지구와 달 사이 공간에도 임무를 마친 우주물체가 계속 쌓이고 있다.
요컨대 우주를 향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그곳에 남긴 것들을 어떻게 처리하고 누가 책임질 것인지는 아직 명확한 국제적 기준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