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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금융그룹 오너 3세 김동윤 씨가 한국투자증권 경영기획본부 기획담당 상무로 승진하며 경영 수업을 본격화했다. 

재계에서는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과 김 상무의 나이, 그리고 김 상무가 보유한 한국금융지주 지분이 2년 넘게 0.6%에 멈춰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완만한 궤적의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기할만한 점은 승계의 실질적 과제인 지분 확보가 2년 넘게 0.6%에 멈춰 있는 동안, 한국금융지주 주가가 급등하면서 승계 비용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투자금융그룹 김남구 장남 김동윤 '경영수업 본격화' : 지분은 0.6%에서 멈췄는데 승계 비용 조 단위로 늘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윤 씨가 한국투자증권 경영기획본부 기획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사진은 김남구 회장.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 아버지도 30대 초중반에 상무, "승계 논하기엔 이르다" 시선도

6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인사가 김 상무의 아버지인 김 회장의 궤적과 겹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회장 역시 30대 초중반의 나이로 상무에 올랐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일본 게이오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뒤 1991년 동원증권 명동지점 대리로 입사했고, 6년 뒤인 1997년 동원증권 자산운용본부 상무에 올랐다. 이후 2000년 부사장을 거쳐 2003년 동원금융지주 출범과 함께 초대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1993년생인 김 상무는 김 회장의 1남 1녀 중 장남이다. 영국 워릭대학교를 졸업한 뒤 2019년 해외대학 출신 신입 공개채용으로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했고, 강북센터지점과 기업금융1부, 경영전략실, 미국법인을 거쳤다. 영업 현장에서 시작해 IB와 전략, 해외 사업을 순차적으로 밟은 뒤 입사 7년 만인 올해 상무가 됐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인사를 승계와 연결하는 데 선을 그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배구조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도 이번 인사를 승계와 직접 연결하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나온다. 1963년생인 김 회장이 만 62세로 아직 젊은 데다, 김 회장 세대와 달리 승계를 서둘러야 할 구조적 유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김 회장의 승계는 형제간 사업 분할과 맞물려 진행됐다. 김재철 동원그룹 창업주는 2000년 김 회장에게 동원산업 지분 8.07%를 증여했고, 2003년 동원금융지주 분할에 이어 2004년 2월 지주 지분 7.04%를 추가로 넘기며 경영권 상속을 마무리했다. 장남에게 금융, 차남 김남정 부회장에게 식품을 맡기는 후계 구도를 실행하는 과정이었다. 당시 동원금융지주는 시가총액 5천억 원 안팎의 중소형 금융지주였다.

반면 김 상무에게는 나눌 형제도, 분리할 사업도 없다. 한국금융지주 시가총액은 12조 원대로 불어났고, 지분을 넘기는 데 드는 비용만 조 단위다. 승계 곡선이 아버지 세대보다 훨씬 완만해질 것으로 보는 배경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김 상무가 승진한 지위 자체가 회사에서 굵직한 결정을 내리는 지위가 아니다"라며 "김 회장과 김 상무의 나이를 고려하면 이번 인사를 승계와 직접 연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 김동윤 0.6%, 아버지는 20.7%, 지분 승계는 아직 초기 단계

경영 수업 이력이 아버지를 따라가는 것과 달리, 지분 승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국금융지주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김 상무의 보유 주식은 33만6739주, 지분율 0.60%다. 최대주주인 김 회장은 1153만4636주, 20.70%를 보유하고 있다. 부자 합산 지분율은 21.30%(1187만1375주)이며, 최대주주·특수관계인 명단에 기재된 인물은 두 사람뿐이다.

김 상무의 한국금융지주 지분 첫 매입은 2023년 7월이다. 13일 2만120주를 시작으로 14일 2만주, 17일 1만2619주를 장내매수해 총 5만2739주(0.09%)를 확보했다. 투입 금액은 26억4030만 원, 평균단가는 5만64원이었다.

매입 속도는 이듬해 빨라졌다. 2024년 1월 초순 보유 주식을 15만6739주까지 늘렸고, 같은 달 말 25만739주(0.45%), 4월에는 33만6739주(0.60%)까지 확대했다. 9개월 만에 지분율을 0.09%에서 0.60%로 끌어올린 것이다.

그러나 김 상무의 매입 이력은 여기서 끊긴다. 2024년 4월 이후 추가 매입은 없었다. 지분율은 2년 3개월째 0.60%에 고정돼 있다.

주목할 점은 매입이 끊기고 약 1년이 지난 후부터 한국금융지주 주가가 유례없는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2025년 초부터 이어진 한국 증시의 역사적 상승장에 힘입어 주가는 지속적으로 올랐고, 올해 2월23일에는 30만5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8월5일 종가는 20만9500원이다. 김 상무가 주식을 처음 매입할 당시 5만원대였던 주가가 현재가 기준 4배, 최고가 기준 6배가 오른 셈이다.

◆ 지분율 그대로인 2년 3개월, 세부담은 1조가 올랐다

주가 상승은 승계 비용을 그대로 밀어올렸다. 김 상무의 마지막 장내매수 시점인 2024년 4월 23일 6만4600원에서 올해 8월5일 종가 기준 20만9500원으로 224.3% 상승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 보유 지분의 평가액은 같은 기간 7451억원에서 2조4165억원으로 늘었다. 상속·증여세법상 최대주주 할증평가 20%를 적용하면 과세 기준액은 8942억원에서 2조8998억원으로 2조원 넘게 확대된다.

두 시점의 종가에 현행 최고세율 50%를 단순 적용할 경우, 김 상무가 아버지의 지분을 모두 물려받는 데 드는 세부담 추정치는 2년 3개월 동안 4471억원에서 1조4499억원으로 1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김 상무 보유 지분의 평가액은 약 218억원에서 약 705억원으로 487억원 늘었다. 주가 상승이 3세의 보유 자산을 487억원 불리는 동안, 넘겨받아야 할 지분에는 그 20배가 넘는 세금이 붙은 구조다.

다만 이는 각 시점 종가를 기준으로 한 단순 계산이다. 실제 과세는 평가기준일 전후 4개월 종가 평균을 적용하고 각종 공제도 반영되는 만큼 실제 세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 관전 포인트는 재원 마련 방식, 주주 이익과 직결

결국 시장의 관심은 김 회장 지분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재원으로 김 상무에게 이전되는지에 모아지고 있다. 조 단위 세부담을 감당하려면 배당 확대, 주식담보대출, 지분 일부 매각, 연부연납 등의 조합이 불가피하다.

이 가운데 배당 정책은 일반 주주 이익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배당 확대는 승계 재원 마련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주주환원 강화와도 방향이 같다. 배당락 등을 고려하면 배당 확대가 주가 상승의 직접적 원인이 되지 않기 때문에 승계 비용을 상승시키지도 않는다.

다만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가를 끌어올리는 정책은 그 자체로 승계 비용을 키운다. 승계 부담을 줄이려는 유인과 기업가치 제고 요구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조인 셈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배주주 승계 부담이 큰 기업에서 주가 부양 유인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실제로 존재한다”라며 “다만 아직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승계 시점이 가시권이 아닌 만큼 현재 시점에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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