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우건설 주가는 수직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체코 원전 수주 확대를 비롯한 대형 원자력 프로젝트, 가덕도 신공항 건설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잇따른 영향이다. 여기에 미국 이란 전쟁 이후 중동 재건 수요에 대한 기대감까지 맞물리며 주가는 단기간에 10배 이상 오르는 이른바 '텐배거' 반열에 올랐다.
시장은 대우건설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해야 할 기업의 지배구조와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 흐름과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은 대우건설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해야 할 기업의 지배구조와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 흐름과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이다. ⓒ허프포스트코리아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66.7%에 그쳤다.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5대 건설사 가운데 최하위 성적표다. 삼성물산과 GS건설은 86.7%, 현대건설이 80.0%, DL이앤씨는 73.3%를 기록했다.
미준수 항목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대목은 '배당 정책의 부재'다. 대우건설은 상위 5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주주들에게 공표된 예측 가능한 배당 정책이 존재하지 않는 기업이다. 배당 정책은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주요 거버넌스 지표 중 하나로 평가된다.
대우건설은 올해로 16년째 배당을 중단한 상태다. 최근 자사주 소각 등 일부 주주환원책을 실행했으나, 정기적인 현금 배당을 요구하는 시장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간 대우건설은 기업의 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 마련 및 재무구조 개선을 무배당의 배경으로 설명해 왔다. 2022년 대우건설이 중흥그룹에 편입될 당시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부채비율 100% 미만 달성 전까지 배당을 받지 않겠다"고 밝힌 내용도 주요 근거로 작용했다.
하지만 부채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2023년 176%에서 2024년 192.1%, 2025년 284.5%로 매년 증가했다. 2026년 1분기에도 277.7%를 기록해 좀처럼 200% 아래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국내 대형 건설사의 평균 부채비율이 통상 150~200% 수준임을 감안하면, 100% 미만 목표는 업계 기준에서도 상당히 보수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대주주가 제시한 배당 재개 조건의 달성 시기는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부채비율 100%' 조건은 장기간 현금배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무구조 악화가 대주주의 배당 보류 명분을 유지시키는 반면, 일반 주주들은 배당 수익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주가 상승으로 시세차익 기대감은 커졌으나,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로드맵이 구체화되지 않을 경우 장기 투자자 유치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현금 흐름이 동반되지 않는 자본 이득만으로는 안정적인 투자 유인이 부족하단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우건설이 향후 배당 정책을 포함한 주주환원 로드맵을 구체화할 수 있을지, 그리고 중흥그룹 편입 이후 대기업 집단에 걸맞은 거버넌스 개선 의지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중장기 기업 가치를 정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