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에서 핵심 역할을 한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가 해체되고 기능은 새롭게 만들어질 '국방방첩본부' 등에 이관된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방첩사 해체 및 기능개편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77년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 창설 이후 기무사와 방첩사로 이어져 온 군 방첩 조직에 대해 해체 수준의 개편 작업이 이뤄진 것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이번 방첩사 해체가 군 정보기관의 정치개입을 차단하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0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12·3 불법 계엄의 과오를 딛고, 우리 군의 안보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림으로써, 진정한 국민의 군대로 나아가기 위한 ‘방첩사 해체 및 기능 개편안’을 국민께 보고드린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이어 "단순히 조직개편이나 기능 조정을 넘어 우리 군의 정보기관이 다시는 정치에 개입할 수 없도록 조직과 임무를 재구조화하는, ‘국민의 군대 건설’의 역사적인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가 이날 발표한 '국군방첩사령부 해체 및 기능 개편안'에 따라 방첩사는 해체된다.
기존 방첩사 업무 가운데 방첩·방산 관련 정보활동과 사이버보안 등의 업무는 ‘국방방첩본부’를 창설해 이관한다. 군단급 이상의 중앙보안감사, 보안사고 조사 등의 군내 보안업무는 신설되는 ‘국방보안지원단’이 담당하며, 안보 수사 기능과 계엄 시 합동수사권은 ‘국방부 조사본부’가 맡는다.
국방부는 신설되는 국방방첩본부 감찰실장 직위에도 군 인사가 아니라 외부 고위감사 공무원을 임명함으로써 방첩정보 활동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와 함께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준법감찰위원회’를 장관 직속으로 설치해 외부 감시 기능도 강화하고 국회 상임위원회의 요청이 있을 경우 주요 업무를 국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방첩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3일 일으킨 불법 내란에 깊게 연루됐다.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은 계엄이 선포되자 정치인 체포를 지시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 군 병력을 보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내란특검은 지난 4월 여 전 사령관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방첩사의 뿌리는 1980년 전두환 신군부 권력장악의 기반이 된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로 뿌리가 거슬러 올라간다. 1950년 특무부대로 시작해 육군과 해군 및 공군에 보안부대로 나뉘어 있던 것을 1977년 10월 '보안사'로 통합했다.
1979년 10·26 박정희 시해사건 직후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은 모든 국내 정보를 손에 넣고 12·12 군사반란을 통해 정권을 탈취했다.
보안사는 1990년 10월 윤석양 이병이 폭로한 '민간인 사찰'을 계기로 1991년 1월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그러나 기무사로 바뀐 뒤에도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조직적으로 관여해 유가족들을 성향별로 분류하고 사생활 동향을 수집했던 사실이 드러나는 등 부적절한 행태가 반복돼 왔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2018년 9월 기무사의 이름을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보사)'로 바꾸고 조직개편과 권한 축소를 진행했다. 하지만 2022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안보사는 다시 '국군방첩사령부'라는 현재의 이름으로 바꾸고 조직과 기능이 강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