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등락을 반복하는 역대급 롤러코스터 장세에 빚을 내 투자한 이른바 '빚투' 개미들의 무덤이 열렸다.
단 3거래일 만에 시장에 쏟아진 반대매매 금액만 5천억 원에 육박하며, 강제 청산 비율을 보여주는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 역시 평소의 7~8배 수준으로 폭등했다.
국내 증시가 급락한 6월8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금융투자협회 증시자금추이 통계 자료에 따르면 증시가 크게 휘청인 지난 6월 5일부터 9일까지 3거래일 동안 발생한 반대매매 금액은 5일 1661억 원, 8일 1391억 원, 9일 1697억 원으로 집계됐다. 3거래일 동안 반대매매 금액을 모두 합치면 4751억 원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집계되는 하루 반대매매 금액은 적게는 수십억 원, 많아봤자 500억 원을 넘지 않는다는 것을 살피면 순식간에 엄청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진 것이다. 최근 1년 동안 일간 반대매매 금액 평균 값은 약 115억 원이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 역시 비정상적인 급등을 보였다. 지난 6월 2일과 4일까지만 해도 각각 1.2%, 1.8% 수준에 머물며 1~2%대를 유지하던 이 비중은 하락장이 시작된 5일 9.1%로 치솟았다. 이어 8일 8.2%를 기록한 뒤, 급반등이 있었던 9일에는 무려 10.5%까지 폭등했다.
최근 국내 증시는 그야말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 5일 5.54% 급락(전 거래일 대비)한 것을 시작으로 8일에는 8.29%라는 충격적 하락 폭을 기록했다. 다음날인 9일 +8.18%로 급반등하며 회복하는 듯했으나, 10일 다시 4.52% 주저앉으며 투자자들을 극심한 혼란에 빠뜨렸다.
이러한 극단적인 변동성은 초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증권사에 돈을 빌려(미수거래) 주식을 산 투자자들에게 직격탄이 됐다.
미수거래 투자자들은 통상적으로 주가의 향방을 잘못 예측했더라도 증권사의 추가 증거금 납입 요구(마진콜)에 응해 현금을 입금하거나 스스로 주식을 파는 자발적 매도를 통해 반대매매를 방지한다.
반대매매 비중이 10%대까지 치솟았다는 것은 이번 장세가 투자자들이 대응할 틈조차 주지 않을 만큼 빠르고 극단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계에 몰린 투자자들이 추가 자금 융통에 실패하고 손절 타이밍마저 놓치면서 시스템에 의해 강제 청산을 당한 것이다. 이렇게 시장에 풀리는 매물은 추가적 증시 하락의 트리거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