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경만 KT&G 대표이사 사장이 1조850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 전량 소각을 결정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한층 강화했다. 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을 통과시킨 직후 이사회에서 소각까지 확정하며, 자본시장 ‘밸류업’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방 사장은 주주총회에서 "경영 성과를 주주들과 공유하기 위해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 실행하겠다"며 "밸류업을 선도하는 대표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KT&G는 16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자기 주식 1조8천억 원가량을 소각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연합뉴스
KT&G는 16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보통주 1086만6189주를 소각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1억1467만6645주)의 9.5% 수준에 해당하는 규모로, 소각 예정일은 오는 23일이다. 소각 예정 금액은 1조8515억 원으로, 이사회 결의일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산정됐다.
이번 소각은 주주총회에서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이 원안대로 가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기존에 보유 중이던 자기주식을 전량 소각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신규 취득 없이 즉시 소각이 이뤄진다. 이에 따라 시장 내 수급 부담 없이 발행주식 수만 줄어드는 구조다.
특히 상법 제343조에 근거해 자본금 감소 없이 발행주식총수만 줄이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본 구조 변동 없이 주당순이익(EPS)과 주당 가치 제고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KT&G의 주주환원은 이미 ‘이익 초과’ 수준으로 확대된 상태다. 지난해 배당금 6274억 원과 자사주 매입·소각 5600억 원을 포함해 모두 1조1874억 원을 주주에게 환원했으며, 이는 당기순이익(1조944억 원)을 웃도는 규모다. 총주주환원율은 109.8%에 달한다.
이러한 초과 환원은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재원을 활용하는 ‘플러스 알파(+α)’ 전략에 기반한다. 안양·미아·동대전 등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발생한 현금이 본업 투자와 주주환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자사주 소각은 자본 효율성 개선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본 축소와 이익 유지가 맞물리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23년 9.9%에서 2024년 12.4%로 상승했다. KT&G는 올해까지 ROE 15% 달성을 목표로 제시한 상태다.
실적 역시 이러한 주주환원 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1분기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6548억 원, 3482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11%, 21.9%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담배 사업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우호적 환율과 지난해 일회성 비용 발생의 기저 효과가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궐련 시장에서는 전체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점유율 상승이 이어지고 있으며, 궐련형 전자담배(NGP) 침투율 확대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출 및 해외법인 매출 역시 유라시아·아프리카 지역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총주주환원율을 ‘100%+α’로 유지하면서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가 이어질 것”이라며 “주주환원 정책 측면에서 모범적 사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