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10월 글로벌 선박 수주 점유율을 5개월 만에 20%대로 끌어올리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글로벌 선박 발주가 전월보다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도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선방하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다만 월간 수주 점유율 회복만으로 국내 조선업계의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 글로벌 선박 수주의 77%를 중국이 차지하면서 한국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입지를 확대하는 가운데 선박 발주 시장 자체가 정점을 지나 둔화할 수 있다는 상선 '피크아웃' 우려까지 겹쳐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환경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한국 조선사들은 중국과 물량 경쟁을 벌이기보다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 수주 점유율의 단기 반등이 이어질지와 함께 상선 발주 둔화 속에서도 높은 선가와 선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이 10월 글로벌 선박 시장에서 수주 점유율 20%를 회복했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HD현대중공업
4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6년 10월 글로벌 선박 수주량은 431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집계됐다.
전월인 올해 9월보다 56% 감소했고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5% 늘어난 수치다.
10월 수주량을 국가별로 보면 한국이 점유율을 20%대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10월 93만CGT 규모의 선박을 수주하면서 점유율 22%를 기록했다. 9월보다 8%포인트 상승했고 5월(29%) 이후 5개월 만에 월간 수주 점유율 20%대를 나타낸 것이다.
한국의 10월 선박 수주량 자체는 9월(131만CGT)보다 29% 감소했지만 글로벌 선박 수주량 감소율보다 감소 폭이 작아 점유율이 상승한 것이다.
중국은 10월 283만CGT 규모의 선박을 수주해 점유율 66%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 현재까지 누적 기준으로 보면 중국의 약진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국내 조선사들이 마주할 상선 피크아웃 우려는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1~10월 글로벌 선박 수주량 7969만CGT 가운데 중국은 6103만CGT를 확보해 점유율 77%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63%보다 14%포인트나 높인 수치다. 반면 한국은 1191만CGT, 점유율 15%를 나타냈다. 지난해보다 1%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조선·방산·기계산업 분석보고서에서 “2026년 조선 업황은 숫자만 보면 호황이었지만 호황의 대부분은 중국 조선소로 갔다”며 “다만 한국은 물량 대신 선가(선박 건조가격)와 선종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선가를 나타내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올해 10월 기준 187.20을 기록했다. 9월 186.59보다 0.61포인트 증가했고 5년 전인 2021년 10월(151.96)과 견주면 23% 상승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