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더불어민주당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독자 노선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불평등과 싸우는 조국혁신당'(불싸조)이라는 비전을 앞세워 진보적 제3정당으로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결의를 보이면서 민주당과의 합당론에도 선을 그었다. 신 대표는 오히려 민주당 간판이 '개혁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며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들 가운데 '반개혁적'이라 평가되는 후보가 출마한 지역에 조국혁신당 후보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조국혁신당의 지지도 상승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 취임 이후 민주당의 노선에 실망한 범여권 지지층의 이동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신 대표는 차별화된 정책 의제 등을 바탕으로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 구도 속에서 '제 3당'의 필요성을 유권자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한민국의 중심을 잡아야 할 척추인 민주진보진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지금의 민주당이 우리가 아는, 개혁정당이 맞는가? 70년간 지켜온 그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느냐"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이어 "지금은 더 이상 민주당 간판이 개혁성을 보증하지 못 한다"며 "조국혁신당은 2028년 총선에서 '반개혁 지역구'에 가장 선명하고 개혁적인 인물들이 출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반개혁 지역구' 후보를 평가할 기준으로 △검찰개혁 국면에서 검찰 편을 든 인물 △조국혁신당에 '사회주의'를 덧칠하며 빨갱이 몰이를 한 사람 △'문조털래유' 멸칭을 동원해 민주진보 진영 갈라치기에 몰두한 사람 등을 제시했다.
특히 2028년 총선에서 민주진보 진영의 지지를 결집하기 위해서 '진영 내 경선'을 거론하며 민주당과의 합당 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견해를 보였다.
신 대표는 "진영 내 경선은 혁신당과 민주당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응원봉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시민도 계시고 진보당, 기본소득당 등 민주진보진영 전체의 힘을 모아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된다. 그러려면 제도개선과 정치적 합의 두 가지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불싸조'라는 구호에 맞는 입법 추진 계획도 밝혔다. 먼저 주거 불평등 해소를 위해 조세특례제한법 2건, 지방세특례제한법, 주거기본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주택도시기금법, 한국토지주택공사법, 장기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삶의 질 향상 지원법 개정안 등 법안 발의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청년 월세 세액공제 확대, 주거비 부담 완화, 세입자 보호와 주거 환경 개선, 공공주택 공공성 강화라는 목표를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고용, 돌봄, 교육 등 불평등 해소 패키지 법안들도 빠른 속도로 발의하고, 혁신당만의 ‘불평등 해소, 민생 복지 메가 프로젝트’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정당 지지도 추이. ⓒ리얼미터
신 대표가 취임한 7월25일 이후 100일 동안 혁신당 지지도는 눈에 띄게 올랐다. 리얼미터가 지난 2일 발표한 조사에서 혁신당 지지도는 9.0%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취임 직전과 비교하면 4.8%포인트 오른 수치다.
조국혁신당의 시선은 10%를 넘어 15%까지 이를 수 있느냐에 닿아 있다. 지지도를 더욱 높이기 위한 관건은 민주당에 실망한 지지층이 옮겨온 반사이익을 넘어 혁신당에 대한 지속적 지지로 바꿔내는 일이다. 신 대표는 조국혁신당 지지를 더욱 넓혀가는 방법으로도 '독자 노선' 강화를 꼽았다.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선명한 개혁성을 어필한다면 조국혁신당으로 옮겨 온 지지층들의 지지가 유지되고 더 많은 민주진보 진영 지지자들의 지지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신 대표도 최근 당 지지도 상승을 두고 "민주당 내부 갈등으로 선명한 개혁을 요구하는 분들이 민주당 갈등과 불분명한 노선에 대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반사이익이란 상황적 조건이 있다"면서도 "그런데 왜 그 조건에서 혁신당 지지도 우상향하는지 생각해보면 선명한 개혁의 기준이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민생 깃발을 들고 국민주권정부 레드팀으로서 단 한번도 벗어나지 않고 자강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그 의사를 표시하는 도구로 선택하고 계신거라 생각한다"며 "불평등과 열심히 싸우고 더 선명한 개혁 노선을 분명히 가지고가면 이분들이 혁신당 쓸모를 더 깊이 인정해주시고 안정화의 길로 갈 수 있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조국혁신당의 독자 노선 강화가 곧바로 안정적인 지지 기반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혁신당 지지로 연결되는 것과 혁신당 자체의 정책과 정치적 역량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민주진보 진영 내부의 경쟁과 갈등이 심화할 경우 독자적인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기보다 지지층 분산이라는 역효과를 낳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혁신당이 지지도 10%를 넘어 15%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선명한 개혁 구호를 넘어 주거·고용·돌봄 등 민생 의제에서 실질적인 입법 성과를 만들어내고, 민주당과 구별되는 독자적인 정치적 효용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신 대표는 이날 마무리 발언을 통해 "제가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선을 생각하면 밤에 잠이 안 온다"며 "진영 전체가 힘을 모아내지 못해 2024년 총선에서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구닥다리를 깨뜨렸던 걸 다시 실현하지 못한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건 아닐까. 혁신당은 어떤 판단과 결정을 하고 어떤 정치를 해야할까. 그 기준을 가지고 당대표로 활동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10월 29일과 30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에게 무선·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언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