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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이 2026년 3분기 대규모 마일스톤 유입 없이도 본업의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크게 늘어난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해외 판매 로열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일부 증권사는 실적 개선에도 목표주가를 낮췄다.

유한양행으로서는 기존 의약품·헬스케어 사업의 이익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원료의약품(API) 위탁개발생산(CDMO)과 후속 신약에서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이런 시점에 차기 대표 후보 인선이 늦어지면서, 성장전략을 이어가는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 조욱제 대표이사 사장과 후임 경영진이 렉라자의 성장 지연에 대응할 사업 구조를 안정적으로 구축해 나갈 수 있도록 대표 선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한양행 차기 대표 인선 지연을 시장이 심각하게 보는 이유 : 폐암 약 렉라자 로열티 기대치 떨어지며 성장전략 차질 우려
유한양행 본사 ⓒ 유한양행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043억 원, 영업이익 332억 원을 기록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 50.8% 증가한 숫자다.

영업이익률은 5.5%로 2025년 같은 기간보다 약 1.6%포인트 높아졌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089억 원으로 2025년 연간 영업이익 1044억 원을 넘어섰다.

사업별로는 약품 사업 매출이 378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 헬스케어 사업 매출이 692억 원으로 32.7% 증가했다. 약품 사업 가운데 비처방 부문 매출은 660억 원으로 8.6% 늘었는데, 소염진통제 '안티푸라민'과 영양제 '마그비' 등의 판매 증가가 실적에 보탬이 됐다. 헬스케어 부문에서는 혈당 관리 프로바이오틱스 '당큐락'의 판매 채널 확대와 '모큐락'·'원더씬' 등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제품 출시가 매출 증가를 뒷받침했다.

렉라자 로열티 등이 포함된 라이선스 수익도 전년 동기보다 82.5% 증가한 79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렉라자 로열티가 75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규모 일회성 마일스톤 없이 기존 사업의 수익성과 로열티 수익이 함께 개선된 셈이다.

다만 직전 분기(2분기)와 비교하면 연결 매출액은 5.5%, 영업이익은 약 50.3% 감소했다. 2분기에는 렉라자 병용요법의 유럽 출시에 따른 마일스톤 3천만 달러가 반영됐지만 3분기에는 이에 상응하는 대규모 마일스톤이 없었다. 라이선스 수익도 2분기 589억 원에서 3분기 79억 원으로 줄었다. 직전 분기 대비 감소에는 이런 일회성 수익의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 본업 개선 인정하면서도 렉라자 기대는 낮춘 증권가

증권가는 본업의 실적 개선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지만 렉라자 로열티 증가 속도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우선 본업 실적 개선과 관련해서는 일회성 수익 없이 매출 성장과 비용 관리로 영업이익을 확보한 점, 헬스케어 사업의 구조조정과 약품 사업의 전략품목 중심 성장을 긍정적으로 봤다.

그러면서도 몇몇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목표주가를 14만5천 원에서 13만 원으로, 메리츠증권은 12만 원에서 11만 원으로 각각 낮췄다. 그렇지 않은 곳들도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유지하는 데 그쳤다. 상향한 증권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장의 개선된 실적과 별개로 향후 로열티가 늘어나는 속도에 대한 기대를 조정한 것이다.

실제 3분기 렉라자 로열티 75억 원은 실적 발표 전 NH투자증권이 예상한 106억 원, IBK투자증권이 제시한 91억 원을 밑돌았다. 미래에셋증권도 전체 라이선스 수익 79억 원이 자체 예상치 159억 원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유한양행 쪽도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렉라자 로열티는 기존 전망치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환율 하락과 예상보다 완만한 성장의 영향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렉라자의 판매 확대 속도가 느린 것은 병용요법으로 쓰이는 약물의 문제 때문이다. 렉라자는 존슨앤드존슨의 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 처방되는데, 리브리반트의 긴 정맥주사 투여 시간과 피부발진·혈전증 등 이상반응이 처방 확대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존슨앤드존슨은 리브리반트의 피하주사 제형 추가, 피부 부작용 예방 관리와 초기 항응고 치료 등을 접목하는 임상에서 긍정적 효과를 도출하면서 처방 확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29일자 리포트에서 "월 1회 투여 편의성과 피부발진·혈전증 감소는 긍정적이다"라며 "치료 초기 부작용 부담을 낮출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전망했다. 이명선 DB증권 연구원도 29일자 리포트에서 "존슨앤드존슨이 병용을 위한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판매에 힘을 싣고 있어 글로벌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 렉라자 성장 속도 보완할 CDMO·후속 신약 중요

문제는 해외 렉라자 판매 확대를 유한양행이 주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존슨앤드존슨은 한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렉라자의 독점적 권리를 갖고 글로벌 임상시험과 허가, 상업화를 진행한다. 유한양행은 국내 개발·상업화 권리만 보유하고 있어 역할이 제한적이다.

따라서 유한양행으로서는 렉라자 라이선스 수익 증가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실적을 키울 수 있는 사업 기반을 갖추는 데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3분기에 개선 흐름을 보인 약품·헬스케어 사업의 수익성을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

API CDMO는 성장의 중요한 한 축이다. 메리츠증권은 유한화학의 API 수주를 통한 CDMO 매출 확대를 향후 실적의 주요 동력으로 제시했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2026년 누적 계약금액만 4758억 원에 달한다. 2024년 이후 꾸준히 수주가 쌓이면서 실적에도 단단한 기반이 돼 가고 있다. 

유한양행은 기존 HA동과 HB동에 더해 추가 API 생산시설인 HC동 증설도 추진 중이다. 1026억 원을 투자해 2027년 하반기 완공, 2028년 상반기 상업생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가동 시 총 생산능력은 현 99만5천 리터에서 128만7천 리터로 늘어난다. 앞으로 유한양행은 증설 시설의 가동률을 높이고 고객·품목을 다변화하고자 후속 수주를 확보하는 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더 중요한 것은 후속 신약 파이프라인의 성과다. 유한양행은 2018년 렉라자, 2019년 MASH 치료제 2건(이후 권리 반환), 2020년 프로세사 기술수출 이후 6년째 신규 기술수출 성과가 없다. 2025년 밸류업 계획에서는 2025~2027년 매년 기술수출 1건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기술수출 후보로 거론되는 대표 물질은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레시게르셉트)다.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며, 탑라인 결과는 2027년 4분기 도출이 목표다. 2상에서 유의미한 데이터가 나오면 기술수출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다만 회사는 2026년 연내 기술이전 기대도 유지하고 있다.

유한양행 차기 대표 인선 지연을 시장이 심각하게 보는 이유 : 폐암 약 렉라자 로열티 기대치 떨어지며 성장전략 차질 우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 후임 인선과 성장전략 인계 중요

유한양행은 10월28일 이사회를 열고 차기 대표 인선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 후보를 확정하지 못했다. 인선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현 조욱제 대표는 2021년 3월 취임해 2024년 한 차례 연임했고, 전문경영인 대표의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한 내부 규정에 따라 2027년 3월 새 대표 선임이 필요하다. 

유한양행의 승계 정책은 정기주주총회 약 6개월 전에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하는 구조다. 과거에는 이 기준보다 이르게 후보가 결정됐다. 이정희 전 대표와 조 대표는 모두 취임 약 8~9개월 전 총괄부사장에 오른 바 있다. 

본업의 수익성을 지키면서 신약과 CDMO의 성장성을 높여야 하는 시점에 차기 경영진 구성이 늦어지면서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조욱제 대표의 후임은 렉라자 성장 지연에 대응할 사업 구조를 안정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특히 API CDMO 사업과 후속 신약의 성과를 도출하는 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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