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포스트코리아

  • 뉴스 & 이슈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기후·환경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 U.S.
  • U.K.
  • España
  • France
  • Ελλάδα (Greece)
  • Italia
  • 日本 (Japan)
  • 뉴스 & 이슈
    • 전체
    • 정치
    • 사회
    • 기타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기후·환경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마음이 불안하고 어지러워 산길 대신 인터넷 주소를 따라 온라인 절로 향한다. 스마트폰 화면 속 법당 안에서 절을 올리고 염주를 108번 굴린다. 쉴 새 없이 새 소식이 밀려들던 화면에 잠시 마음을 내려놓을 자리가 생겼다.

전쟁과 인공지능(AI)이 가져올 변화, 기후재난까지. 내일을 가늠하기 어려운 시대에 사람들은 오늘의 불안을 달랠 작은 위안을 찾는다.

전쟁·AI·기후재난, 불확실한 내일에 '오늘의 작은 위로' : '온라인 사찰' 가고, '왁뿌볼' 부수고, '멘헤라' 부른다
30일 온라인 절 '산사'에 방문했다. ⓒ산사

28일 문을 연 ‘산사’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1인 개발자가 만든 가상 사찰인데, 이용자들은 동자승 캐릭터로 염불을 듣고 합장하거나 절을 올린다. 이용자들은 나란히 앉아 있어도 서로 말을 건넬 수는 없다.

처음 정원은 20명이었다. 공개 하루 만에 방문자 5만 명이 몰려 서버가 마비되자 개발자는 100명씩 들어갈 수 있는 '청연당' 서버 100개를 마련했다. 마음을 비우러 온 사람들로 법당이 들어찬 셈이다.

전쟁·AI·기후재난, 불확실한 내일에 '오늘의 작은 위로' : '온라인 사찰' 가고, '왁뿌볼' 부수고, '멘헤라' 부른다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7회 서울국제문구사무용품전시회에서 참관객들이 말랑이 등 제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화면 밖에서는 손끝의 감각이 위로를 건넨다. 말랑이를 누르면 말캉한 덩어리가 손가락 사이로 비집고 나오고, 왁뿌볼(왁스 뿌시기 볼)을 쥐면 얇은 껍질이 와그작 깨진다. 촉감 장난감에는 주무르는 맛, 부수는 맛이 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에서 쥐고 누르는 대로 돌아오는 반응이 작은 안도감을 준다.

인기는 소비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6월 에이블리 내 말랑이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28% 늘어 약 12.3배가 됐다. 검색량은 281.6% 증가했다. 왁뿌볼 거래액도 직전 달보다 87% 늘었다.

사람들이 위안을 구한다는 사실은 사회조사 결과에서 나타난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해 11월11일 발표한 '2025년 사회조사'를 보면 13세 이상 인구의 38.2%가 평소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지난해 5월14~29일 전국 약 1만9천 가구의 만 13세 이상 가구원 3만4천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자주' 외롭다는 응답은 4.7%, '가끔'은 33.5%였다. 열 명 중 네 명 가까이가 일상에서 외로움을 마주하는 셈이다.

자신의 감정에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일본어 속어 '멘헤라(メンヘラ)'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거나, 상대에게 의존하며 애정을 거듭 확인하려는 사람을 가리킨다. 일본 인터넷의 '멘탈 헬스' 게시판 이용자를 부르던 말이다. 최근 국내 유튜브와 SNS에서도 쓰임이 늘면서 자신의 심리 상태를 자조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이 됐다. 또, 자신의 애착 유형을 '불안형'이나 '회피형', '안정형'으로 구분하며 관계 속에서 느끼는 감정과 행동을 이해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전쟁·AI·기후재난, 불확실한 내일에 '오늘의 작은 위로' : '온라인 사찰' 가고, '왁뿌볼' 부수고, '멘헤라' 부른다
2023년 7월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 AI(인공지능) 표지판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자신을 설명할 말을 찾던 이들은 이제 그 마음을 들어줄 상대도 화면 안에서 찾는다. 미래의 일자리를 걱정하게 만든 인공지능(AI)에게 정작 오늘의 고민을 털어놓는 일도 벌어진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올해 8월18일 발표한 ‘AI 확산에 따른 청년 일자리 인식 조사’에서 구직 중인 만 19~34세 청년 응답자 315명 중 63.8%는 향후 5년 안에 희망 직무가 AI로 대체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0월8일 공개한 ‘생성형 AI 이용에 따른 국민 정신건강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내 생성형 AI를 이용한 15~79세 1019명 중 68.8%가 일상 대화나 감정적 교감·위로, 심리상담 등 정서적 목적으로도 AI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다만 16.3%는 AI와 대화를 중단하기 어려웠던 경험이 있었다. 마음을 달래러 시작한 대화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예측하기 어려운 내일, 손에 잡히는 오늘

오늘도 변함없이 전쟁과 기술 변화, 기후재난 소식이 이어진다. 새로운 기술은 익숙한 일의 경계를 바꾸고, 폭염과 폭우, 산불과 가뭄은 먼 곳의 일로만 여기기 어려워졌다. 불안감은 늘어간다. 

한국환경연구원이 지난 4월20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2025 국민환경의식조사’를 보면, 응답자 3008명 중 73.1%가 기후위기나 환경재난 등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걱정이 증가했다는 응답도 71.3%였다.

재난에 대비하자는 정부의 안내도 일상으로 들어왔다. 영국 정부는 지난 22일 '비 레디(Be Ready)' 캠페인을 시작하며 악천후로 전기·수도·통신 등이 끊기는 상황에 대비하도록 안내했다. 일본에서도 11월2일 방재청 출범에 맞춰 물과 식량, 휴대용 화장실 등을 최소 사흘, 가능하면 일주일분 비축하도록 요청할 방침이 보도됐다.

그러자 온라인에서는 "제3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앞둔 것 아니냐" 등의 추측이 퍼졌다. 영국은 폭풍과 정전, 단수 등에, 일본은 지진과 화산 분화 등 자연재해에 대비하자는 취지였지만 이를 전쟁의 전조로 해석하는 반응까지 나왔다. 불안에 대비하라는 안내가 또 다른 걱정의 재료가 된 셈이다.

내일의 불안이 넘쳐나는 속에 오늘 우리는 작은 위로를 찾는다. 온라인 절을 찾는 데는 호기심과 종교적 관심이, 촉감 장난감을 쥐는 데는 놀이와 취향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을 수 있다. 완전히 다른 방향 같지만 어쩌면 모두 오늘의 작은 위로가 된다. 

연재기사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

인기기사

  • 1 CJ그룹 인사 임박, 체질개선 이끈 CEO 운명은? : CJ제일제당 윤석환·CJ올리브영 이선정 유임 기대, CJENM 윤상현은 실적 부담
  • 2 산과 바다에 유골 뿌리는 '산분장'이 장례 형태로 자리잡는다 : 구슬 모양으로 응축 보관 '봉안옥'도 대안으로
  • 3 민주당 '신천지 의혹' 조사 결과 의원총회서 곧 공유 : 조직적 경선 개입이든 아니든 김민석은 난처해진다
  • 4 60대 친모 피 토하는 아들 방치한 채 2억5천만 원 사망보험 가입 : 법원이 징역 3년 선고했다
  • 5 한국 해운사 장금상선 '공격 경영'의 명암 : 미국·이란 전쟁 거치며 호르무즈 해협 '독점'했지만 안전 위협 시달려
  • 6 유시민·정청래 사흘 간격으로 민주당 김민석 때리고 조국 띄우기 : 대표 취임 100일 앞두고 당 흔들기 협공 시작했나
  • 7 이강석 대우건설 대형 수주사업서 하루 사이 희비 교차 : 그러나 '27조 수주 달성' 변수 될 '가덕도신공항 연내 계약'도 아직 불투명
  • 8 유한양행 차기 대표 인선 지연을 시장이 심각하게 보는 이유 : 폐암 약 렉라자 로열티 기대치 떨어지며 성장전략 차질 우려
  • 9 미국 중간선거 D-1, 트럼프 패배하면 세 전쟁 어찌 될까 : 이란 전쟁, 우크라 전쟁, ‘관세 전쟁’ 끝나나
  • 10 [허프 사람&말] 손흥민 이어 이번에는 박항서 감독이 인종차별 조롱 대상 됐다 : 상대 팀 팬이 욕 섞어가며 "김치맨"

허프생각

LS전선·대한전선 해저케이블 분쟁, 그 뒤 호반그룹의 그림자 : 기업의 책임을 묻는다
LS전선·대한전선 해저케이블 분쟁, 그 뒤 호반그룹의 그림자 : 기업의 책임을 묻는다

대한전선 최대주주는 호반산업

허프 사람&말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 취임 100일, 당 지지도 10% 향해 뛴다 : 민주당 떨어지면, 조국혁신당 올라간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 취임 100일, 당 지지도 10% 향해 뛴다 : 민주당 떨어지면, 조국혁신당 올라간다

'불싸조'(불평등과 싸우는 조국혁신당)

최신기사

  • 반이민 물결 속에 커지는 추방·혐오 비즈니스 : 이방인은 나가라 외칠 때, 누군가는 돈을 번다
    글로벌 반이민 물결 속에 커지는 추방·혐오 비즈니스 : "이방인은 나가라" 외칠 때, 누군가는 돈을 번다

    '반이민' 표도 되고, 돈도 된다

  • 우크라이나 주택가 '비밀감옥'에서 14살 소년 발견 : 주민 몰려들자 대통령실장도 현장 찾았다
    글로벌 우크라이나 주택가 '비밀감옥'에서 14살 소년 발견 : 주민 몰려들자 대통령실장도 현장 찾았다

    탈영병 투옥, 고문 의혹

  • 10월 한국 글로벌 선박 수주 점유율 5개월 만에 20%대 회복 : 연간 기준 중국이 77% 장악, '상선 피크아웃' 우려는 계속
    씨저널&경제 10월 한국 글로벌 선박 수주 점유율 5개월 만에 20%대 회복 : 연간 기준 중국이 77% 장악, '상선 피크아웃' 우려는 계속

    상선 발주 둔화에도 고부가 선박 경쟁력은 유지될까

  • 쿠팡 '인천 화재 손실' 빼고도 3분기 2700억 영업손실 : 김범석 구조적 문제 아냐, 단기투자와 일시적 역풍 탓
    씨저널&경제 쿠팡 '인천 화재 손실' 빼고도 3분기 2700억 영업손실 : 김범석 "구조적 문제 아냐, 단기투자와 일시적 역풍 탓"

    매출 늘고 이익 줄었다

  • '포르노에 여학생 교복 안 된다', 영국 고등학생들 반대 캠페인 시작 : 우리는 '섹시한 여학생'이 아니다
    라이프 '포르노에 여학생 교복 안 된다', 영국 고등학생들 반대 캠페인 시작 : "우리는 '섹시한 여학생'이 아니다"

    영국 정부 상대 청원

  • 신창재 교보생명 계열사들 '교보' 정체성 강화해 종합금융그룹 속도 : 금융사 인수와 '기본자본비율' 도입으로 재무 부담도 커진다
    씨저널&경제 신창재 교보생명 계열사들 '교보' 정체성 강화해 종합금융그룹 속도 : 금융사 인수와 '기본자본비율' 도입으로 재무 부담도 커진다

    반기 사이에 K-ICS 비율 22%포인트 떨어졌다

  • [허프 생각] LS전선·대한전선 해저케이블 분쟁, 그 뒤 호반그룹의 그림자 : 기업의 책임을 묻는다
    보이스 [허프 생각] LS전선·대한전선 해저케이블 분쟁, 그 뒤 호반그룹의 그림자 : 기업의 책임을 묻는다

    대한전선 최대주주는 호반산업

  •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운반선 시장 큰손' 꿈꾸는 이유 : 중국차 수출량 폭증에 방어적 '원가 절감' 전략 수정한다
    씨저널&경제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운반선 시장 큰손' 꿈꾸는 이유 : 중국차 수출량 폭증에 방어적 '원가 절감' 전략 수정한다

    중국차 호황, 놓칠 수 없는 기회

  • 카카오페이 결제·금융서비스 성장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 325억 2배 늘어 : 손해보험도 분기 최대 매출 경신
    씨저널&경제 카카오페이 결제·금융서비스 성장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 325억 2배 늘어 : 손해보험도 분기 최대 매출 경신

    '기초 체력을 입증한 분기', 신원근의 자신감

  • 효성중공업 노사 대립 점입가경 : 노조는 회사 교섭안 따라 파업 강도 높이겠다고 하고 회사는 법과 원칙 대응 강조
    씨저널&경제 효성중공업 노사 대립 점입가경 : 노조는 회사 교섭안 따라 파업 강도 높이겠다고 하고 회사는 법과 원칙 대응 강조

    효성중공업은 공장 가동에 문제없다고 주장

  • 신문사 소개
  • 윤리강령
  • 기사심의규정
  • 이용자위원회
  • 오시는 길
  • 인재채용
  • 광고상품문의
  • 정정·반론보도
  • 기사제보
  • 청소년 보호정책
  • RSS
  •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 한국인터넷신문협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일로 39-34 서울숲더스페이스 12층 1204호

  • 대표전화 : 02-6959-9810

  • 메일 : huffkorea@gmail.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상유
  • 법인명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
  • 제호 : 허프포스트코리아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03
  • 등록일 : 2014-02-10
  • Copyright © 2025 허프포스트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 발행·편집인 : 강석운
  • 편집국장 : 이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