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뮤즈'를 새로운 AI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용자가 늘면 비용 효율성이 개선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금융·유통 기업들이 보안 등을 이유로 AI 에이전트의 접근 차단을 늘리면서 메타의 전략이 제대로 먹힐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026년 9월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위치한 메타 본사에서 열린 메타 커넥트 행사에서 AI 에이전트 '뮤즈' 모양 장신구를 선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22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메타 경영진은 뮤즈를 중심으로 회사의 미래 사업을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 뮤즈 수익성에 자신하는 메타, 그러나 기업들은 접근 차단
저커버그 CEO는 21일(현지시각)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미국과 캐나다에서 뮤즈 출시 한 달 반 만에 1천만 명 이상이 뮤즈 계정을 만들었다며,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뮤즈가 궁극적으로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들이 메타의 일반 이용자보다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어서 "뮤즈 계정을 만든 사용자 가운데 약 25%가 매일 뮤즈를 사용한다"며 "2027년까지 뮤즈의 비용 효율성이 10배 이상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매출 규모가 커지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주요 기업들은 보안 우려 등을 이유로 AI 에이전트의 접근을 제한하고 있어 뮤즈의 효용성과 수익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JP모건체이스는 13일 메타의 뮤즈를 비롯한 외부 AI 에이전트가 고객 계좌에 직접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곧이어 찰스슈왑,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캐나다왕립은행의 데이브 맥케이 CEO 역시 20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고객 정보 보호를 위해 유사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마존도 고객 정보에 접근하거나 데이터를 무단으로 수집할 수 있다는 이유로 9월20일부터 뮤즈의 접근을 차단했다. 맨디프 싱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9월2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뮤즈가 아마존의 트래픽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꼽았다. AI 에이전트가 상품 검색부터 결제까지 대신하면 아마존의 주요 수익원인 검색 광고와 상품 추천 등의 효과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 보안 평가 기관 에퀴스탬프의 크리스 카날 CEO는 17일 IT 매체 더버지와의 인터뷰에서 "AI 기업들은 에이전트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온라인 활동을 대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며 "기업들이 에이전트 차단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그만큼 유용성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기업이 직접 차단하지 않아도 보안 시스템 때문에 접근이 막힐 수 있다. 카날 CEO는 "사기나 해킹을 시도하는 봇과 프로그램을 차단하기 위한 장치들이 있다"며 "AI 에이전트도 이런 장치에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걸림돌이다. 토론토대의 에브라힘 바게리 정보학과 교수는 19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AI 에이전트가 일단 사용자 정보를 확보하면 접근 권한을 완전히 철회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바게리 교수는 이어서 권한을 철회하더라도 이미 수집한 정보까지 없앨 수는 없으며, 개발자가 과거 데이터를 어떻게 저장하는지도 불투명하다고 강조했다.
메타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 자체에 관한 신뢰도 흔들리고 있다. 21일 미국 뉴멕시코주 법원은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이용자를 속인 혐의로 메타에 유죄 판결을 내렸다. 메타는 뉴멕시코주에 250억 달러(약 33조1천억 원)를 배상해야 하며, 이는 대형 기술 기업에 부과된 벌금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 3분기 순이익 늘었지만, '브라질 정치 개입' 등 기업가치 훼손 악재 돌출
메타의 사업전략과 도덕성에 금이 가고 있지만 올해 3분기까지의 실적은 좋은 편이다. 메타는 21일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난 98억6천만 달러(약 13조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26% 증가한 646억 달러(약 85조5천억 원)로, 시장 예상치인 633억4천만 달러(약 83조9천억 원)를 웃돌았다.
반면 영업이익은 37% 감소한 129억8800만 달러(약 17조2천억 원)에 그쳤다. 지난 8월 미국 각 주 법무장관들과 청소년 정신건강 및 소셜미디어 관련 소송을 해결하기로 합의하면서 발생한 비용 98억9천만 달러(약 13조 원)가 3분기 실적에 반영된 영향이다.
3분기 자본 지출은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에 기인해 349억1천만 달러(약 46조2천억 원)에 달했다. 메타는 이날 AI 인프라 투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2027년 1월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새로운 종류의 무의결권 보통주인 클래스 C 주식 발행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또다시 '장기적 기업가치의 훼손' 문제가 대두된다. 최근 메타는 타국 정치 개입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브라질 언론 폴랴데셍파울루는 16일 "메타 직원들이 사내 통신에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자 대선 후보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대선 기간 동안 접속 제한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룰라 대통령은 바로 최고선거법원에 메타를 제소했다.
브라질 최고선거법원은 16일 만장일치로 메타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모든 플랫폼에서 룰라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상원의원 관련 게시물에 동일한 규칙을 적용하도록 명령하고, 도달 범위, 검색 결과 및 추천에 대한 불평등한 제한을 금지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2026년 10월19일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메타 본사 앞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를 악마처럼 묘사한 가면을 쓰고 시위를 벌이며 메타를 규탄하고 있다. ⓒAFP통신=연합뉴스
영국 언론 가디언은 21일 "브라질 내 약 12개의 감시 단체와 연구 그룹이 메타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의 선거 운동을 편애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징후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은 대표적 친미 우파 정치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미국 공영방송 PBS는 "브라질의 사례는 유럽의 선례를 떠올리게 한다"며 "2019년 독일에서 법원은 페이스북이 정치적 평등을 지키기 위해 차단했던 정치 페이지를 복구하라고 판결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