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의 수익성이 국내 전력기기 3사(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 가운데 돋보인다. 선제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해 생산능력(CAPA)을 구축해 온 것이 수익성의 배경으로 꼽힌다.
HD현대일렉트릭은 김영기 대표이사 사장 체제 아래 추가 증설도 진행하고 있다. 다만 평온한 상황은 아니다. 경쟁사들이 공격적 증설로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HD현대일렉트릭의 보수적 증설 기조가 아쉽다는 증권업계 평가가 나온다.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주요 전력기기 기업 가운데 수익성 1위를 지켜내고 있지만 '보수적' 증설 기조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 빠른 미국 진출이 영업이익률, 시장점유율 우위로 돌아왔다
13일 전력기기 및 증권업계를 종합하면 HD현대일렉트릭을 포함한 국내 전력기기 3사는 변압기 수요 확대에 발맞춰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구축 등으로 전력기기 수요가 늘고 있다. 변압기 수요 역시 크게 늘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7월 전력망 분석 보고서에서 변압기의 리드타임이 18~36개월 사이라고 설명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런 변압기 수요 확대에 대비해 국내외에서 생산능력을 키워왔다.
HD현대일렉트릭은 울산 변압기 공장에 2020년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했고, 2024년 1차 증설을 마쳤다. 2026년 9월에는 2118억 원가량을 투입해 2차 증설까지 완료했다. 2차 증설 설비는 현재 초기 생산 단계로 본격 양산 시 연간 매출 증대 효과는 2천억 원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는 2011년 국내 전력기기업계 최초로 앨라배마에 변압기 생산법인을 설립했다. 미국 전력 인프라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전에 선제적 현지화에 나선 것이다. 이후 2019년, 2024년 증설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설립 초기 연간 70대의 생산능력을 갖췄던 북미 생산법인은 이제 연간 105대까지 생산 가능한 미국 내 최대 전력변압기 생산거점으로 발돋움했다.
현재는 약 3852억 원을 들여 제2공장 신축을 진행하고 있다. 제2공장 완공 예상 시점은 2027년 4월이다. 본격 가동 시 앨라배마 법인의 연간 변압기 생산능력은 50% 늘고 매출은 연 2천억 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찌감치 미국 현지를 적극 공략한 결과는 시장점유율로 드러났다.
글로벌 전력시장 조사 전문업체 굴든리포트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100메가볼트암페어(MVA) 이상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2024년 17.2%, 2025년 25.7%의 점유율로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HD현대일렉트릭의 미국 시장 경쟁력은 영업이익률에도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각 기업의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연결기준 전력기기 3사의 영업이익률은 HD현대일렉트릭 25.1%, 효성중공업 15.7%, LS일렉트릭 11.3%였다.
◆ 경쟁사 대비 소극적 증설에 증권업계는 "상대적 열위" 평가
수익성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이 앞서지만 생산능력 확보 경쟁에서는 경쟁사들이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2025년 11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의 생산능력을 2028년까지 50%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효성중공업은 증설이 완료되면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이 미국 내 최대 규모의 변압기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다른 기업들의 증설 계획은 고려하지 않고 계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LS일렉트릭 역시 2025년 12월 부산 사업장 초고압변압기 제2생산동을 준공했다. 이 증설로 LS일렉트릭 부산 사업장의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은 연간 2천억 원에서 7천억 원 규모로 3배 이상 확대됐다. 또 자회사 LS파워솔루션을 통해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확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일렉트릭의 보수적 증설 기조에 관한 증권업계의 평가는 좋지 않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13일 유틸리티 산업 분석 보고서에서 HD현대일렉트릭의 증설 강도가 현재 계획 기준으로는 경쟁사 대비 아쉬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성 연구원은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에 비해 HD현대일렉트릭은 증설 강도(현재 매출 대비 증설 CAPA의 매출 기여도)가 약하다"며 "국내 전력기기 주요 3사 가운데 상대적 열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관해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경쟁사보다 증설을 먼저 시작해 보수적으로 보이는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먼저 진행하는 증설이 규모가 작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장 수요에 맞춰 단계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