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을 연일 비판하면서 여권 내부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가 열린다.
추 지사의 검찰개혁 메시지에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행안위원들이 경기도 재정운용과 예산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추 지사와 얼마나 충돌할지 주목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가 오는 13일 열리는 가운데 추미애 경기도지사(사진)을 향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공세가 집중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추미애 페이스북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13일 경기도청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취임 이후 처음 실시되는 경기도 국정감사다.
특히 이번 국감은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추 지사와 여권 주류 간 이견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추 지사는 김 후보자의 과거 검찰 재직 시절 행적 등을 문제 삼으며 후보자 자격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반면 당내에서는 검찰개혁의 제도적 성과를 강조하며 추 지사의 공개적인 대통령 인사 비판이 당과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국감에서는 경기도의 재정 상황과 예산 운용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추 지사는 취임 이후 경기도의 재정 실태와 사업별 지출 규모, 지방채 발행 및 상환 계획 등을 점검해 왔다고 설명해 왔다.
다만 재정 운용과 예산 문제에 대한 질의가 통상적인 행정 감사 차원에 그칠지, 추 지사의 도정 운영 방식과 최근 정치적 행보에 대한 비판으로 확대될지는 지켜 볼 필요가 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될 경우 같은 당 소속 도지사와 여당 의원들 사이에 이례적인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이해식 페이스북
국회 행안위원인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전날 경기도 추경 예산안 강행 처리 기사를 공유하며 "지사님 옆에 누구 없나요? 충언하는 사람, 조언이라도 하는 사람,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 없나요?"라고 비판했다.
국회 행안위 소속으로 경기도 국감에 나설 이광희 민주당 의원도 지난 9월 추 지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1400만 경기도민이 부여한 공적 권한을 중앙정치 내 입지 강화나 개인의 정치적 교두보로 삼는 ‘자기 정치’는 지방자치의 본래 목적을 심각하게 왜곡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엑스(X·옛 트위터)에 "어려움 없이 부모덕에 호의호식하며 고관대작으로 평생 살아온 사람은 고단한 소시민의 삶과 인식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글을 올렸는데 재정 위기를 이유로 민생 사업을 포함한 예산을 대폭 삭감해 경기도의회와 마찰을 빚고 있는 추 지사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친명(친이재명)계 행안위원들 관점에서는 이 대통령이 직접 추 지사를 지적하는 움직임을 보인 만큼 이번 경기도 국감에서 추 지사를 매섭게 몰아붙여 도정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명분을 강화할 계기로 삼으려 할 공산이 크다.
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는 이날 KBS라디오 '무등의아침'에서 "갈등이 근본적으로 어느 한편이 승리하기 전까지는 끝나지 않을 갈등이라는 판단이 섰을 때 치킨 게임이 되는데 (지금 추 지사의 경우) 완전히 정치적으로 굴복할 때까지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메시지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고 바라봤다.
추 지사도 민주당 행안위원들의 자료제출 요구가 지나치다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추 지사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명색이 집권당인데 (경기도 재정난에 대한) 관심은커녕 도지사 비공개 일정 자료요구에 대략난감이다"라며 "실태를 파악하고 비상 대책을 세우느라 도지사가 정시 퇴근을 안하니 비서실도 정책실도 거의 비상근무하듯 밤늦도록 일했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원칙론자로 분류되는 추 지사와 현재 민주당 주류 성향을 가진 의원들이 국정감사장에서 강하게 충돌하는 모습이 나타날 경우 지지층 내부의 갈등도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전통적 지지층은 추 지사가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국민의힘 의원들의 공세로부터 여당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공격을 받는 상황에 대해 불편한 시각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여권 관계자는 "국감이라는 측면에서 현재 경기도 재정 상황이나 복지예산, 추경 등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따져묻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 과정에서 추 지사와 언성을 높이는 장면이 나온다면 당 지지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