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글을 인용해 여권 내부의 검찰개혁 원칙론자들을 저격하는 듯한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대통령은 개혁 원칙론자들을 '능력은 부족한데 자리를 요구'하며 내부를 공격하는 인사들로 비판했다. 이에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정치적 이익 때문에 검찰개혁을 주장한 적이 없다며 이 대통령의 글을 반박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국방과학연구소의 극초음속 활공비행체(HGV) 최초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로 여권 내부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9일 엑스에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이 8일 한 언론에 기고한 글을 공유하며 "순수한 급진성도 문제겠지만, 능력도 안 되면서 큰 자리 요구하고 인사나 국가 정책까지 자기 뜻대로 하려다가 잘 안 되니 대의명분 삼아 급진개혁 내세우며 내부 공격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적었다.
조 전 교육감은 '적을 향한 증오가 동지를 향할 때'라는 제목을 글을 통해 진보진영 내부의 갈등 상황을 두고 "혁명을 위해 동지를 치는 것이 아니라, 동지를 치는 일 자체가 혁명이 돼버린다"고 표현했는데 이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글을 두고 여권 내부의 검찰개혁 원칙론자들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고, 뉴 이재명 성향의 지지층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 김용민 민주당 의원,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등을 비판했다.
이에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내가 정치를 시작한 것은 이루고자 한 과제가 있어서이지 자리를 탐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지금도 국회의원으로서 검찰개혁, 사법개혁에 동지들과 함께 진군하고 있을 뿐이고, 설사 그 권한(의원직)을 잃더라도 계속 나아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엑스(X·옛 트위터) 글이 올라온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일부. ⓒ박은정 페이스북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9일 밤 페이스북에서 "2020년 10월 윤석열을 감찰하겠다고 마음먹은 뒤부터 지금까지 내가 선 자리나 말은 한 번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혹시 자신이 진영 내에서 비판받고 있다면 그것은 검찰과 손잡았기 때문이지, 내가 무책임한 극단주의자라서가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김 후보자 임명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갈등이 계속 커지는 양상으로 흐르자, 여권 일각에서도 서로를 향한 저격을 멈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누군가는 (검찰개혁이) 더디다고 비판할 수 있지만 이 정도의 개혁을 이런 방향과 속도로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이재명 정부의 확고한 철학이 없었다면 불가능하다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계엄과 내란을 함께 막은 동지이고 개혁을 지키는 최선의 길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뿐이니 함께 힘을 모아 나아갑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먼저 검찰개혁 원칙론자들을 '저격'하는 글을 올리고, 저격 대상인 인물들이 직접 반박하는 일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여권 내부 갈등이 봉합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