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이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자녀 허위 스펙 의혹을 둘러싸고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을 제기하며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한 의원과의 공방이 오히려 그의 정치적 존재감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동훈 의원이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범여권의 대응 수위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조국혁신당은 한 의원 자녀의 허위 스펙 의혹과 관련한 경찰·검찰의 수사 과정을 문제 삼으며 특검을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임명희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12일 '한동훈 앞에서만 멈춰 선 수사, 특검밖에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이제 민주당의 결단만 남았다"라며 특검 추진을 촉구했다.
앞서 임명희 대변인은 8일에도 "그동안 뛰어난 수사력을 자부해 온 검찰이, 정작 검찰 식구인 한동훈 의원의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조차 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차단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의원의 수사 관여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은 2024년 5월30일 제22대 국회 개원 첫날에도 한 의원 자녀의 논문 대필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하는 '한동훈 특검법'을 당론 1호 법안으로 발의한 바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당시 수사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자 특검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도 한 의원의 자녀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한민수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의 핵심 길목을 검찰이 스스로 막아섰는데 이를 정당한 수사 결과라고 믿을 국민이 어디 있겠냐"고 비판했다.
이어 한민수 최고위원은 한동훈 의원이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검찰이 경찰의 국제형사사법 공조 요청을 불송부 처리한 사실을 거론하며 당시 수사에 한동훈 의원의 영향력이 작용했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용기 민주당 최고위원도 같은 자리에서 "한동훈 의원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조국처럼만 수사하자"고 말했다. 과거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 일가에 적용됐던 수사 기준을 한동훈 의원 가족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동훈 의원의 자녀 허위 스펙 의혹은 2022년 5월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졌다. 딸의 논문 대필·표절과 봉사활동 실적 부풀리기 등 의혹이 제기됐지만, 경찰은 2023년 12월 불송치 결정했다.
그러나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찰이 한동훈 의원 딸의 전자책 저작권 위반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에 자료를 요청하려 했으나, 서울중앙지검이 이를 법무부에 전달하지 않고 자체 중단한 사실이 드러났다. 12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경찰이 약 1년8개월 동안 수사하면서 압수수색 영장을 한 차례도 신청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경찰이 고발인을 여러 차례 조사한 반면 피고발인은 서면으로만 조사한 점을 지적하며 "고발한 사람만 조사하는 경찰이 있냐"고 물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일상적이지는 않다"고 답했다. 김종철 직무대행은 새로운 사실관계가 드러날 경우 재수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한동훈 의원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경찰의 불송치 결정서를 공개하며 자녀의 봉사활동이 실제로 이뤄졌고 관련 기록도 위조나 허위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동훈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로지 정치보복을 위해 상관도 없는 자녀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처럼 공방이 확대되는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는 한동훈 의원의 정치적 존재감만 키울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거대 여당이 무소속 의원 한 명을 상대로 공세를 이어가는 것이 적절하냐는 우려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 의원에게 실질적 타격을 주기보다 오히려 반박할 기회를 제공하고 정치적 존재감만 키워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