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송영길 의원이 경쟁자인 정청래 전 대표를 향해 '역적'이라 지목했다.
송 의원은 '명청 대전(이재명-정청래 대립)'을 펼쳤다는 보도가 나온 것만으로도 정 전 대표는 '역적'이자 '숙청'의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선을 많이 넘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송영길 의원이 14일 경쟁자인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를 향해 "목을 잘라야 한다"는 표현으로 비판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 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14일 서울 용산구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나라 헌정사에 임기 4년이 남은 대통령을 놔두고 집권 여당 대표와 대통령이 서로 싸운다는 것이 '명청(이재명 대통령·정청래 전 대표) 대전'으로 신문 1면을 장식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옛날 같으면 역적으로 목을 잘라 정말 진압을 해야 될 그런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주의 사회니까 그렇게 말할 수 없겠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일을 잘하고 있는데 이렇게 당이 뒷받침이 안 될까, 심각한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에 대한 송 의원의 충성심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경쟁 후보를 향해 "목을 잘라야 했다"고 말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이 곧장 나왔다. 당내 화합을 이끌어야 할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집권여당의 대표가 되겠다고 나선 6선 의원이 당청관계가 지극히 '수직적'이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인 권위주의가 담긴 주장을 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여당과 청와대의 관계를 놓고 건전한 긴장을 유지하면서 '수평적'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많다. 그런데 송 의원의 발언은 여당의 역할을 오직 대통령의 뜻을 맹목적으로 받드는 '거수기'나 '친위대' 정도로 축소시키고 있다.
실제 '민주당의 역사'라는 평가를 받는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2018년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총리를 할 때 당정청 협의를 많이 했다. 당에서 준비를 안하고 나가면 정부의 주장에 동의해주고 만다. 당이 안보인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며 "사전에 잘 준비를 해서 서로 충분히 대화해 이를 지속적해야 한다"고 수평적 당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작 송 의원이 민주당 대표 시절 보였던 과거 행적 역시 현재 '대통령 절대 복종론'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송 의원은 2021년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이었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비판하며 청와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김진표 의원과 '종부세·양도세 완화안' 당론 채택을 주도했다. 청와대와 정부가 종부세 완화에 반대 의견을 표하고 당내 강경파 의원들도 집단적으로 반대 의견을 냈지만 송 의원은 밀어붙였다.
본인이 당권을 잡았을 때는 당의 자율성과 수평적 관계를 명분으로 청와대를 구석으로 몰아붙였던 인물이, 지금은 경쟁 후보를 '대통령에게 맞서는 역적'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송 의원에게 이 대통령은 임금이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