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7일 시행되는 개정 정보통신망법, 이른바 '7·7법'을 두고 일부 2030세대 사이에서 불안감이 번지는 것으로 보인다. 댓글 하나만 잘못 달아도 억대 벌금을 물게 된다는 '괴담'이 돌고 있다고 한다.
실제 이들의 불안감은 법에 대한 큰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 대부분이다. 근본적으로 표현의 자유의 한계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악플'이 사람을 죽이는 현실을 제대로 살피지 않다는 것이다.
'7·7법'이라 불리는 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에 앞서 일부 2030세대 사이에서 불안감이 조성되며, 온라인상에서 해당 법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스레드 갈무리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움직임을 종합하면, 7월7일 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을 앞두고 2030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채널에서는 이를 '7·7 입틀막법'이라고 비판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댓글 쓰기 무섭다", "이제 함부로 글도 못 쓰겠다"는 반응이 나오는가 하면, 일부 이용자들은 벌써부터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거나 과거 게시물을 삭제하고 있다.
이 법을 피해가는 대응법을 정리한 글도 온라인상에서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단정적 표현 대신 "~라고 주장한다", "~인 것으로 보인다"는 식으로 쓰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는 심각한 오해 또는 무지의 소산이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번 개정 정보통신망법의 규율 대상은 일반 이용자가 아니다.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 명 이상인 SNS·온라인 커뮤니티 등 대규모 플랫폼과, 허위조작정보로 수익을 얻는 대형 계정이 대상이다.
구독자 수 10만 명 이상이거나 월별 합산 조회수 평균이 10만 회 이상인 계정이 허위조작정보를 3회 이상 유통해 광고·후원 등 수익을 얻은 경우 가중 손해배상 대상이 될 수 있다.
한마디로 일반 이용자가 이번 법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사실상 전혀 없다.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대형 플랫폼과 계정주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일부 2030의 불안은 법 취지를 오해한 데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AI 이미지.
다만 법의 직접 대상이 아니라고 해서, 타인의 명예를 마음 놓고 훼손해도 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우리 법은 2001년 7월부터 정보통신망을 통한 허위사실 명예훼손 처벌 규정을 두고 있었다.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은 애초부터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수 없다.
사이버 렉카식 허위정보 유통은 이미 사회적 병폐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허위 의혹을 사실처럼 단정해 퍼뜨리고, 유명인의 사생활을 조회수 장사에 이용해 돈을 번 뒤 문제가 생기면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방식이 반복돼 왔다. 정작 피해자는 훼손된 명예와 무너진 일상을 회복하지 못한 채 긴 시간을 견뎌야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법을 '온라인 입틀막법'이라고 규정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지난달 24일 페이스북에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정부가 무엇이 사실인지를 결정하는 구조"라며 대규모 온라인 플랫폼이 정부 입맛에 맞지 않는 정보를 스스로 걸러내는 '검열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6일 이 법을 '커뮤니티 검열법'이라고 비판하며 개정될 법의 허위조작정보 관련 규정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허위조작정보 개념이 남아 있을 경우 권력자 비판까지 가짜뉴스로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1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미래리더스포럼 강연에서 "민주당은 허위조작정보 방지법이라는 좋은 이름을 붙였지만 우리는 온라인 입틀막법이라고 부른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외국에서도 플랫폼을 통한 유해 콘텐츠 확산에 책임을 묻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은 월 이용자 4500만 명 이상인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과 검색엔진에 더 강한 의무를 부과한다. 영국 온라인안전법도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에게 불법 콘텐츠 위험 평가와 이용자 보호 조치를 요구한다.
온라인 공간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플랫폼과 대형 정보 유통자에게 더 큰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