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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임 기간 22억 달러(3조4천억 원)를 벌어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미국 정치권을 두고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언론을 중심으로 정상적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며 역대 독재자들보다 심하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인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들은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어 미국 민주주의가 병들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심지어 일부는 사익 추구를 사업적 수완의 증거라 강변하기도 했다.  

미국 MAGA 세력의 침묵 : 트럼프 22억 달러(3조4천억) 벌어들였지만 아무 말도 않는다
한 미국 시민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임을 드러내는 '마가' 모자를 쓰고 2026년 6월29일 미국 워싱턴 D.C. 대법원 앞에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2일(현지시각) 기획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규모의 수입을 올렸다"며 "전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1월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22억 달러(약 3조4천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 가운데 14억 달러(약 2조1600억 원)은 암호화폐 관련 수입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암호화폐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임에도 암호화폐 기업을 직접 설립해 이해 충돌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신문은 다른 나라 부패 정권의 사례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비교하기도 했다. 부패로 유명했던 실비로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도 재임 기간 중에 몇천만 달러를 벌었을 뿐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전 스페인 총리, 페드로 산체스 현 스페인 총리 모두 부패 혐의로 재판받거나 조사받지만 부패 규모가 트럼프 대통령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은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수입을 두고 "러시아나 튀르키예의 독재자들이나 볼 수 있는 수준"이라 평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는 소박한 아파트 한 채, 구소련제 자동차 두 대, 라다 SUV 차량 한 대, 소련제 캠핑 트레일러 한 대만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2024년 러시아 감옥에서 사망한 활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이끌던 반부패 재단은 푸틴 대통령이 13억 달러(약 2조 원) 가치로 추정되는 흑해 연안의 호화로운 저택 단지를 포함해 러시아 전역에 부동산, 유럽 요트 등을 소유했다고 주장했다. 

1988년에 사망한 사니 아바차 전 나이지리아 독재자도 나이지리아 정부로부터 중앙은행 자금을 포함한 수십억 달러를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모부투 세세 세코 콩고 독재자는 1965년 쿠데타로 권력을 잡고 1997년 사망하기 전까지 콩고의 호화로운 궁전과 프랑스 리비에라의 저택 등 유럽의 부동산을 소유했다. 

영국 서식스 대학교의 리즈 데이비드-바렛 부패연구 센터 소장은 뉴욕타임스에 "트럼프 일가의 사업 행태는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발생한 사례와 유사하다"며 "이 국가들의 정치인도 정치 활동과 일가의 사업 간 이해 충돌로 비난받았다"고 지적했다.
 
통신 재벌이자 포퓰리스트 출신 탁신 시나와트라 전 태국 총리의 가족은 권력 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시나와트라 총리는 아내가 정부 기관으로부터 '노른자위' 부동산을 매입한 예시 등 재임 기간 동안 일가를 부유하게 만든 혐의로 투옥됐다.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도 자신이 공동 설립한 국부펀드에서 수십억 달러를 조직적으로 횡령했다. 횡령 자금으로 라작 총리의 아내는 초호화 요트, 고급 미술품, 수백 개의 핸드백을 구매했다. 결국 라작 총리는 권력 남용, 돈세탁, 배임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2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데이비드-바렛 소장은 "정치적 양극화가 발생하면 정치 지도자들이 여러 책임을 회피하기가 더 쉬워진다"며 "유권자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에 관련한 문제제기를 정당한 목적이 아니라 정치적 동기가 있는 공격으로 여기고 무시하거나, 문제제기를 믿어도 소속 정당과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 때문에 눈감아주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횡령 행위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진영은 침묵하고 있다.

앞서 극우 성향의 국회의원들, 우파 언론 평론가들, 극우 활동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성범죄자인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파일 공개에 늦장을 부릴 때, 이란 전쟁을 개시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들보다 스스로를 우선시한다며 비난했다. 

하지만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의 막대한 개인 재산 규모나 이해 충돌 문제를 두고는 공개 비판을 거의 내놓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일부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22억 달러에 달하는 재산 증대가 오히려 그의 사업적 수완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조 보렐리 뉴욕 시의회 공화당 전 대표는 CNN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사람 누구도 그가 취임 후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에 관해 의아해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그에게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고층 빌딩과 전용기도 있고, 사업자라는 정체성을 내세워 재산과 수입을 부각시키며 정치 경력을 쌓아온 사람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아이오와주에서 '마가 네이션'이라는 단체를 이끄는 켈리 코흐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증대가 새롭고 복잡한 디지털 금융환경에서 사업적인 수완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코흐 회장은 뉴욕타임스에 "우리는 자유 국가,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 출신으로 매우 똑똑한 사람이다. 내 자식들도 비트코인, 폴리마켓 등 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많고 앞으로 관심이 없는 사람은 뒤처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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