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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상장회사들이 2025년 잠정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제약회사들의 성적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잠정실적을 종합하면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매출 1조 원을 넘어선 기업은 10개로 집계된다. 

매출액 순서로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4조5570억 원), 셀트리온(4조1625억 원), 유한양행(2조1866억 원), GC녹십자(1조9913억 원), 종근당(1조6924억 원), 광동제약(1조6595억 원), 대웅제약(1조5709억 원), 한미약품(1조5475억 원), HK이노엔(1조632억 원), 보령(1조174억 원) 등이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이 중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주로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시밀러 사업 중심의 셀트리온을 제외한 국내 ‘토종 제약사’는 8개 기업이다. 

국내 대표 제약사들 지난해 성적표 나왔다 : HK이노엔 '매출 1조 클럽' 가입, GC녹십자 '알리글로' 미국서 1억 달러 매출
HK이노엔 본사 오송공장 전경 ⓒ HK이노엔

5일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그중에서도 HK이노엔의 약진이 눈에 띈다. 

HK이노엔은 전년 매출액 8971억 원에서 18.5% 성장하며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진입했다. 토종 제약사 중에서는 여덟 번째다. 영업이익도 1109억 원으로 25.7% 늘어났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용 자체 신약 ‘케이캡’ 매출이 크게 늘면서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고 수액제 등 전문의약품(ETC) 사업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뤘다. 

지난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케이캡의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는데, 허가 취득에 성공하는 경우 HK이노엔의 실적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케이캡이 글로벌 블록버스터(연 매출 10억 달러 이상) 등극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HK이노엔 쪽은 2027년 1월 허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이른바 ‘5대 제약사’로 불리는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대웅제약, 한미약품을 보면, 대웅제약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이 회사는 2024년에 견줘 매출액이 10.4% 성장하면서 3.48% 성장에 그친 한미약품과 매출 순위에서 자리를 맞바꿨다. 

대웅제약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제품들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영업이익도 전년에 견줘 33.0% 성장했다. 

수익성 측면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변화를 이끈 회사는 GC녹십자다. GC녹십자는 매출액도 18.5% 성장했지만 영업이익(691억 원)이 115.4%나 늘어났다. 자체 개발한 정맥주사형 면역글로불린인 ‘알리글로’ 판매 증가와 자회사 적자 폭 감소로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다. 

알리글로는 2023년 12월 미국 FDA 품목허가를 얻었고 2024년 7월 출시됐다. GC녹십자는 2025년 알리글로 미국 매출 목표를 1억 달러로 세웠는데, 이를 초과 달성(1억6백만 달러)했다. 

유한양행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0.2% 늘어났다. 이 회사는 전문의약품 처방 확대와 폐암 신약 ‘렉라자’의 마일스톤 수령에 따라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유한양행은 2018년 렉라자의 글로벌 권리를 다국적 제약사 얀센에 이전했고, 얀센은 자사의 이중항체 항암제 리브리반트와 렉라자의 병용요법으로 2024년 미국 FDA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이들 회사와는 달리 종근당은 수익성이 나빠져 영업이익(806억 원)이 19.0% 줄어들었다. 종근당은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비용이 크게 증가한 데다, 매출에서 수익성이 낮은 공동판매 품목 비중이 늘어나면서 이익이 감소했다. 

토종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거둔 곳은 한미약품(2578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대웅제약 1968억 원, HK이노엔 1109억 원, 유한양행 1044억 원, 종근당 806억 원, GC녹십자 691억 원, 보령 651억 원, 광동제약 310억 원 순이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한미약품이 16.66%로 가장 높았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전문의약품 비중이 높고 제네릭 비중이 낮아 수익성이 높은 구조다. 이 때문에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약을 구매하는 원외처방 시장에서 2018년부터 8년 연속 매출 1위를 지켰다. 

광동제약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1조6595억 원, 영업이익 310억 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전년에 견줘 매출액은 1.1%, 영업이익은 3.2%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87%로 전년 1.83%보다 소폭(0.04%p) 올랐다. 

광동제약은 매출액 규모에서 토종 제약사 중 4위에 해당할 정도로 큰 편이지만 음료 사업 비중이 높아 ‘제약 전문기업’으로 보지 않는 업계의 견해가 있다. 2024년 실적에서도 삼다수, 비타500, 헛개차, 옥수수수염차 등 음료 매출 비중이 52.3%나 됐다. 

보령의 경우 2024년에 ‘1조 클럽’에 가입했지만 2025년에는 매출액이 0.03% 성장하는 데 그치고 영업이익(651억 원)은 7.67% 줄어들었다. 

다만 이 회사는 애초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9%, 21.3% 성장한 실적을 공시했는데,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했던 ‘카나브’ 약가 인하 처분 취소소송 1심 공판에서 패소하는 일이 지난달 있었다. 이 때문에 카나브 약가 인하를 반영한 실적을 재공시하면서 실적이 기존보다 나빠졌다. 카나브는 보령의 약품 중 매출 비중이 가장 크다. 

카나브는 보령이 자체 개발한 고혈압 치료제다. 2023년 물질특허가 만료되면서 제네릭이 등장하자 복지부가 카나브 제품군 가격 인하를 고시했는데, 보령은 고혈압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성 만성 신장질환 환자의 단백뇨 감소 적응증 특허가 유효하다면서 지난해 6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제출한 약가 인하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수용하면서 기존 약가를 유지했는데, 이번에 패소하면서 실적에 약가 인하를 반영하게 됐다. 보령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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