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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자신이 제기했던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 주장에 근거가 없음을 인정하면서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일단 친석(친김민석)계 의원들은 김 대표의 사과를 '결단'이라 추켜세우며 논란을 수습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와 친청(친정청래)계 최고위원들은 '비공개 사과'로 넘어갈 일이 아니라며 '정치적 책임'을 강하게 주장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의 3자 비밀연합 주장이 사과로 덮고 넘어가기에는 사안이 너무 크고 중대하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든, 당의 리더십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으며 김 대표 개인도 정치인으로서 씻기 힘든 상처를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김민석, '신천지 3자 비밀연합' 비공개 사과로 끝낼 수 있을까 : 속으로 곪아가는 민주당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민수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한 최고위원은 이날 김 대표 면전에서 '3자 비밀연합'과 관련해 그를 강하게 비판했다. ⓒ연합뉴스

4일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는 김민석 대표가 전당대회 때 주장했던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다며 사과한 것을 두고 공방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친청계 최고위원들은 일제히 김 대표의 공개 사과와 결자해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민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옆에 낮은 김 대표를 향해 "김 대표가 당원과 지지자 앞에서 제기한 의혹을 왜 국회의원 앞에서만 사과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김 대표는 7월20일 전당대회 예비후보 연설회부터 전당대회의 본질이 3자 비밀연합을 깨는 것이라 주장했는데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면 당대표가 사과해야 할 대상은 당원과 지지자들이다"라고 말했다.

이성윤 최고위원도 같은 자리에서 "김민석 대표가 어제(3일) 3자 비밀연합의 증거가 없다고 했다. 원래 3자 비밀연합이 없었는데 무슨 증거가 나오겠나"라며 "터무니 없는 의혹으로 낙인 찍힌 당원들과 정청래, 한민수, 최민희는 결백이 밝혀졌지만 이게 의총에서 몇마디 사과로 끝날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전용기, 김동아, 박범계 등 친석계 의원들이 전날 일제히 김 대표의 사과가 당 통합을 위한 결단인 만큼 더 이상 신천지와 3자 비밀연합 의혹을 두고 확전하지 말자는 입장을 낸 것을 두고도 친청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마치 김 대표가 밝힐 만한 내용이 있는데 당대표로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인내한 것처럼 정치적으로 '포장'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당의 조직을 총괄하는 한정애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유튜브 '민티07'에서 "우리가 상당한 숫자의 신천지 신도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당원으로) 있다는 건 사실이기 때문에 개별적 일은 확인되지 않지만 어느 정도 숫자는 나온다"며 "김 대표는 이 상황 자체가 당을 어렵게 만드는 것 같다라고 하는 부분을 말하면서 울컥했고, 다선 중진 의원님들과 민생으로 가야되는데 우리끼리 손가락질 하는 게 맞냐는 얘기를 하셨을 것이고, 대표께서 결국 결단하셨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동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신천지의 존재는 확인됐고, 그들이 반명과 분열주의라는 건 명확하다"며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와 당내 통합을 위해 김 대표께서 결단하셨다. 더 이상 당과 김 대표를 흔드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단순히 민주당에 신천지 신도들이 입당했다는 문제와 입당한 신천지 신도들이 전당대회에서 '반명·분열주의' 세력과 연합해 전당대회 결과를 바꾸려 했다는 주장은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는 지적이 곧바로 나왔다. 특히 김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정 전 대표와 친청계 후보들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당시 정치권에서는 '팀정청래' 후보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당원들이란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민주당 전당대회 현장에서는 김 대표 지지자들이 정 전 대표 지지자들을 향해 "신천지"라 소리치며 모욕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나타났고, 정 전 대표 지지자들은  이러한 행태에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친청계와 친청계 지지자들 관점에서는 김 대표의 '대승적 결단'이라는 주장이 이번 논란을 애매하게 피해가려는 '출구 전략'이자 '물타기'로 비쳐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최민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김 대표의 대승적 결단 운운했는데 증거가 없는 걸 당의 통합을 위해 뭔가 있는 걸 덮은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게 지금 가장 나쁜 일"이라고 비난했다.

한민수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 의총 사과 직후부터 당대표 흔들지 말라고 강변하는 의원님들께 한 마디 하겠다"며 "윤석열 정권과 맞서 싸우고 최선을 다해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었는데 반명·신천지로 몰린 당원들과 지지자를 생각해 보신 적 있나. 정말 이럴 순 없다. 3자 비밀연합 사태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는 분명하다. 더 이상 가해행위는 멈춰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김민석, '신천지 3자 비밀연합' 비공개 사과로 끝낼 수 있을까 : 속으로 곪아가는 민주당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도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딴지일보에 올린 글에서 김민석 대표를 향해 "3자 비밀연합은 '근거를 찾지 못하겠다'가 아니라 '내가 잘못 얘기했다' 솔직하게 고백하고, 사과하고 어떠한 책임을 질것인지 본인 스스로 얘기하시기 바란다. 자업자득, 결자해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김 대표의 3자 비밀연합 의혹이 근거가 없는 '허위사실'에 해당된다면 법률과 민주당 당헌·당규가 적용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는 시각도 있다. 전당대회인 만큼 공직선거법이 적용되지는 않지만 정당법과 징계 규정에는 해당된다.

정당법 제52조 1항은 당대표 경선 등에서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 및 그 가족의 신분, 재산, 경력 등에 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하거나 관련 선전문서를 배포·소지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백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2항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 및 그 가족에 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하거나 선전문서를 배포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민주당 당규 제7호의 '윤리심판원 규정' 제14조도 허위사실 유포로 당원을 모해하거나, 모욕적 언행으로 당원 간 단합을 해치는 경우 주요 징계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은 "정당법 52조 2항, 정당법 위반 사항까지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여론조사에 부당한 개입을 했다는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당한 친여 성향의 유튜브 언론 시사타파는 전날 방송을 통해 김 대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것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징계나 법적 처벌이 실현되지 않더라도 김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부적절한 선거 운동을 통해 당선된 당대표'라는 꼬리표를 떼기 어려워 보인다.

김수민 시사평론가는 지난 3일 SBS라디오 '뉴스직격'에서 "김 대표가 전당대회 때 3자 비밀연합 의혹을 꺼내면서 정청래 전 대표와 친청계를 일컫는 말이 아니었다고 수습하지도 않았었다"며 "그러면 확실하지 않은 문제라도 그 말을 듣는 유권자 입장에서는 뭔가 찜찜해서 (팀정청래 후보들을) 안 찍어 줄 수도 있는 문제라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불씨가 잦아들지는 않을 걸로 보인다"라고 짚었다.  

김 대표 취임 이후 민주당 지지도가 국민의힘에 역전당하는 등 당대표로서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많은 상황인데 이번 3자 비밀연합 의혹 논란이 리더십에 치명적 상처를 안기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정통성에도 흠결이 생긴 만큼 김 대표가 계속해서 당대표를 수행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주장도 나온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당대표가 된 다음 최근에 신천지 신도 가입 숫자가 언론 보도로 나오면서 더 문제가 된 것 아닌가"라며 "언론플레이를 했다가 이제는 근거가 없다고 하면 뭐하자는 건가. 김 대표 리더십이 크게 상처를 입은 건 부인할 수 없고 쉽게 끝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뉴스직격'에서 "당대표가 같은 당의 당원들을 대상으로 형성된 이미지가 이런 식으로 훼손된다면 굉장한 의미가 있다"며 "김민석이라는 분을 간판으로 총선을 치르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바라봤다.

특히 3자 비밀연합 의혹 논란의 '가해자'는 김 대표 측이고, '피해자'는 친청계인 것이 명확하게 판명난 상황이다. 그런데 민주당 주류와 상당수 의원들이 정 전 대표와 친청계를 향해 김 대표의 비공개 의총 사과만으로 끝내라는 식의 압박을 가하면서 추가 조치를 요구하는 것을 '당내 분열을 부추기는 행태'라는 프레임을 짜고 있어 갈등이 봉합되기는 더욱 어려워 보인다.

최민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비공개 최고위에서 김민석 대표로부터 '신천지 관련 발언'을 하지 말란 압박을 받았다"라며 "누군가를 감금·폭행해 놓고 말 한 마디로 사과하면 끝나는 건가. 김 대표는 앞에서 사과하고 친석계 의원들은 뒤에서 신천지 연막을 계속 피우며 SNS와 언플을 해대면서 모욕감이 더 커졌다"라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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