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수해 복구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한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산자중기위원장)에 올랐다.
당시 옆에서 김 의원의 팔을 툭 치며 제지했던 임이자 의원도 성평등가족위원장으로 가는 듯했지만 본회의를 앞두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국토교통위원장 경선에서 단 한 표 차로 패한 김정재 의원에게 위원장직을 양보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2차 본회의에서 22대 국회 후반기 6개 야당 몫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 결과를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는 23일 본회의를 열어 국민의힘 몫 상임위원장 7명 가운데 6명을 선출했다. 송석준 외교통일위원장, 이만희 보건복지위원장, 김성원 산자중기위원장, 김희정 교육위원장, 이양수 정보위원장, 유의동 국토교통위원장이 별탈 없이 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당초 성평등가족위원장 후보로 당내에서 추인됐던 임이자 의원은 막판에 사퇴했다. 국민의힘은 후보자 접수와 의원총회 추인 절차를 다시 거쳐 김정재 의원을 성평등가족위원장 후보로 세우기로 했다. 김 의원의 선출은 다음 본회의로 미뤄지면서 54일간 끌어온 후반기 원 구성이 이날 사실상 마무리됐다.
임이자 의원의 양보는 이날 오전 치러진 국민의힘 국토위원장 후보 경선이 계기가 됐다. 애초 당내 3선 의원들은 김정재 의원과 송석준 의원이 국토교통위원장과 외교통일위원장을 1년씩 나눠 맡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4선 유의동 의원이 국토교통위원장에 도전하면서 경선이 성사됐다. 국민의힘 의원 97명이 참여한 투표 결과 유 의원은 49표를 얻어 48표를 받은 김 의원을 단 한 표 차로 꺾었다.
임이자 의원은 경선 직후 "이미 합의한 내용이 있음에도 국토위 선거를 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무거워졌다"며 성평등가족위원장직을 맡을지 고민해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몇 시간 뒤 자리를 김 의원에게 양보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가운데)이 2022년 8월11일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위해 당 지도부와 찾은 동작구 사당동에서 권성동 원내대표, 임이자 의원(맨 오른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복잡한 자리 이동은 2022년 8월11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수해 복구 현장의 장면도 다시 불러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과 보좌진, 당직자 등은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주택가에서 복구 작업을 벌였다.
김성원 의원은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했다. 바로 옆에 있던 임 의원은 발언이 끝나자 김 의원의 팔을 툭 치며 제지했다. 인명 피해까지 발생한 집중호우 직후 수재민을 돕는 자리에서 '사진'을 걱정했다는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김 의원은 다음 날 대국민 사과를 하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직에서 물러났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도 같은 해 9월 김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후 김 의원은 2024년 총선에서 3선에 성공했고 21·22대 국회에서 산자중기위 활동을 이어왔다.
수해 현장 실언으로 당원권까지 정지됐던 그가 4년 만에 정부의 산업·통상·에너지 정책을 감독하는 상임위원장으로 정치적 복귀를 마친 셈이다.
당시 김 의원을 제지했던 임 의원은 노동·경제 분야에서 이력을 쌓았다. 한국노총 부위원장을 지낸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국회 입성 뒤 주로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활동했고, 지난해에는 국회 최초의 여성 기획재정위원장으로 선출됐다. 4년 전에는 팔을 툭 쳐 동료의 실언을 막았고, 이날은 자신이 확보한 자리를 김정재 의원에 양보해 당내 인선 갈등을 정리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