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모두 인기 있는 과자들이지만 해외에선 국가마다 '최애(가장 사랑하는)' 품목이 다르다. 러시아에서는 초코파이, 중국에서는 예감·오!감자·스윙칩, 필리핀에서는 빼빼로가 대표 K스낵으로 자리 잡았다.
러시아 매장에 진열된 오리온 초코파이. ⓒ연합뉴스
◆ 러시아 차 문화와 만난 ‘초코파이’
최근 가장 주목받는 시장은 러시아다. 오리온은 현지에서 초코파이를 앞세워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오리온의 2분기 러시아 법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9%, 영업이익은 7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트베리 공장 파이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노보시비르스크에는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등 생산능력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현지 식문화를 반영한 제품 전략이 통했다. 오리온은 수박과 오렌지 등 러시아 소비자들이 익숙한 과일 맛을 적용한 전용 초코파이를 선보였다. 수박맛은 현지 1위 유통업체 X5의 슈퍼마켓 체인 '삐쪼르치카'에서, 오렌지맛은 2위 유통사 텐더에서 각각 전용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제품 자체도 현지 소비자의 취향과 맞아떨어졌다. 러시아는 추운 날씨 탓에 따뜻한 차와 달콤한 디저트를 함께 즐기는 문화가 발달했고, 초콜릿 소비도 많은 나라다. 여기에 폭신한 마시멜로를 넣은 초코파이는 기존 디저트와는 다른 식감을 제공하며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특히 1990년대 소련 붕괴 이후 해외 식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던 시기, 초코파이는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마시멜로를 처음 접하게 한 제품 중 하나였다. 당시의 신선한 경험이 브랜드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졌고, 지금까지도 대표 K스낵으로 자리 잡았다.
◆ 짠맛 좋아하는 중국 잡은 ‘감자스낵’
중국에서는 초코파이보다 감자스낵의 존재감이 더 크다. 오!감자는 토마토맛과 스테이크맛 등 현지 전용 제품을 앞세워 메가브랜드로 성장했고, 스윙칩은 올해 1분기 초코파이를 제치고 현지 법인 매출 2위 브랜드에 올랐다. 예감 역시 연매출 1천억 원 규모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배경에는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이 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단맛보다 짭짤한 맛의 간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감자스낵 시장이 꾸준히 성장해 왔다. 여기에 오리온은 2000년대 초 중국의 소득 수준 향상과 함께 스낵 시장이 쌀·밀 중심에서 감자 기반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는 점에 주목해 2006년 허베이성 랑팡에 스낵공장을 준공하며 현지 공략에 나섰다. 직영농장과 감자 플레이크 공장을 운영하며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 이어지는 생산체계도 구축했다.
현지화 전략도 주효했다. 토마토를 활용한 요리가 익숙한 식문화를 반영해 토마토맛 오!감자를 선보였고, 지역별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풍미의 제품도 출시했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서는 식이섬유를 넣은 예감을 선보이며 건강 지향 수요까지 공략했다.
◆ 필리핀에선 한류 타고 뜬 ‘빼빼로’
롯데웰푸드는 필리핀에서 빼빼로를 대표 K스낵으로 키우고 있다. 필리핀은 지난해 빼빼로 수출액이 137억 원으로 국가별 수출 1위를 기록한 시장이다. 롯데웰푸드는 현지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로손,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S&R 등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배경에는 필리핀의 한류 열풍이 있다. 필리핀은 동남아 대표 한류 시장으로 K팝과 K드라마가 일상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K스낵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최근 카밀 빌라르 필리핀 하원부의장은 한국 드라마 '눈물의 여왕' 마지막 회를 시청하기 전 한국 과자와 라면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 다른 요인은 현지 소비문화다. 크리스마스와 발렌타인데이 등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가 발달한 데다 친구나 가족과 간식을 나누는 문화도 익숙하다. 롯데웰푸드는 이러한 문화에 맞춰 매년 빼빼로데이 행사를 진행하며 '선물 과자' 이미지를 꾸준히 강화해 왔다. 이러한 마케팅은 빼빼로의 '선물'과 '나눔' 콘셉트가 현지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데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