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이 파트너로 합류한 투자 회사가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적으로 밀어주는 AI, 국방 업계 기업에 투자해 이익을 3배로 늘렸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해당 투자회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이용해 전 세계에서 투자자들을 유치하고, 연방 정책의 수혜를 입는 기업을 투자해 '초과 수익'을 올렸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왼쪽)이 2026년 5월3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도착해 걷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22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합류한 투자 회사 1789캐피털이 현 정부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이용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1789캐피털이 투자한 많은 기업들이 정부와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는 등 직접적으로 정부의 수혜를 입어 유착이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1789캐피털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로 구성해 만든 '록브리지 네트워크' 멤버들이 2022년 10월에 설립한 투자회사다. 2024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1789캐피털의 파트너로 합류했다.
1789캐피털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방위산업 및 희토류 진흥 정책을 통해 수혜를 받는 여러 기업에 투자했다. 대표적인 예로는 방위산업체인 안두릴과 하드리안,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상업용 후속 시설 건설을 추진하는 액시엄 스페이스 등이 있다.
1789캐피털이 투자한 기업 중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직접적 수혜를 입은 사례로는 벌컨엘리먼츠가 먼저 꼽힌다. 2025년 12월 1789캐피털이 희토류 자석 제조업체인 벌컨엘리먼츠에 투자를 진행할 때만 해도 벌컨엘리멘츠의 기업 가치는 약 2억 달러(약 2900억 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미국 국방부로부터 6억2천만 달러(약 9100억 원) 규모의 정부 대출을 받으면서 성장하기 시작했고, 벌컨엘리먼츠의 기업 가치는 22일 기준 약 20억 달러(약 2조9천억 원)으로 초기 투자 당시보다 10배가 늘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런 상황에서 1789캐피털의 투자가 벌컨엘리먼츠에 대한 대출 결정에 영향력을 끼쳤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다만 오미드 말릭 1789캐피털 창업자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국방부 대출 관련해서는 벌컨엘리멘츠의 보도 자료를 통해 알게 됐다"며 "트럼프 주니어는 벌컨엘리먼츠 관계자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1789캐피털은 스페이스X, 세레브라스, 리플렉션 AI 등 많은 유망한 비상장 기업들의 상장 전에 지분을 인수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두고 "이 과정에서 1789캐피털이 정치적, 사업적 인맥을 활용하여 지분을 확보하거나 해당 기업의 매출 증대를 도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주니어의 합류는 1789캐피털이 트럼프 대통령 일가와 가까워지고 싶어하거나 이미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해외 투자자들을 모으는 데도 도움이 됐다.
실제 한국의 신세계그룹도 1789캐피털과 협력해 인공지능 기업에 투자를 진행했다.
1789캐피털은 2025년 여름 오픈소스 시스템을 개발하는 소규모 인공지능 개발회사 리플렉션AI에 투자했는데, 여기에 신세계그룹도 투자자로 참여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지난해 투자 당시 리플렉션AI의 기업 가치는 35억 달러(약 5조1천억 원)에 불과했지만, 22일 기준 250억 달러(약 36조7천억 원)에 이른다. 1789캐피털이 최초 투자를 단행했을 때보다 7배 오른 셈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올해 4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아내인 한지희씨의 공연에 참석하는 등 정 회장과 친밀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회장은 록브리지네트워크에서 한국 지역에 싱크탱크 형태로 세운 록브리지네트워크코리아의 이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2025년 12월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참석한 모임에서 리플렉션AI의 창업자인 미샤 라스킨을 소개받기도 했다.
창업 후 1789캐피털의 수익은 기타 투자 회사와 비교했을 때 이례적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1789캐피털의 운용 자산은 2024년만 해도 수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22일 기준에는 30억 달러(약 4조4천억 원)가 넘는다.
한 소식통은 뉴욕타임스에 "1789캐피털은 투자 초기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주요 투자 펀드가 6월30일 기준 약 20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인 피치북에 따르면 2023년에 설립된 벤처 캐피털 회사의 평균 수익률은 21%인데 1789캐피털의 수익률은 이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1789캐피털 관계자들은 정부 정책을 이용해 경제적 이득을 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뉴욕타임스에 "나는 시민으로서 원하는 대로 투자할 자유가 있으며 불법적인 일을 하고 있지 않다"며 "아버지와는 몇 주에 한 번 정도 통화할 뿐 사업에 관해서 전혀 이야기하지도 않고, 어떤 정책적 입장이나 역할도 맡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