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이 경쟁자인 정청래 전 대표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 송영길 의원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김 전 총리나 송 의원이 '명심'(이재명 대통령 마음)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발언은 역설적으로 이 대통령을 '자신과 뜻이 맞지 않는 여당 대표는 무시하고 배척하는 속좁은 정치인'으로 비치게 만든다는 시각이 나온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20일 유튜브 방송 '정어리TV'에 출연해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되면 당청 관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를 '패싱'하고 원내대표만 상대할 것이란 취지의 발언도 이어갔다.
송 의원은 정 전 대표가 당대표에 당선되면 당청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생긴다"며 "당대표를 상대 안 할 것이다. 원내대표하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가 여전히 '친명'(친이재명)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을 두고 일방적 '스토커'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이 대통령이 정 전 대표를 좋아하지 않는데 정 전 대표 혼자 이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송 의원은 "내가 (정 전 대표를) 스토커라고 그러지 않았나. 친구가 이제 너 그만 만나고 싶다고 그러는데 계속 사랑한다고 전화 오고 그런 것이지 않나"라며 "그런 걸 스토커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당 유력 당권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송 의원의 주장보다 한발 더 나아가 정 전 대표가 당대표에 선출되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흔들릴 것이라 주장했다.
김 전 총리는 19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번 전당대회를 '위장한 반명(반이재명)계 분열 및 신천지와의 대회전'이라고 규정한 뒤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총선 승리냐, 이재명 정부 흔들기와 민주당 쪼개기냐, 유일한 해법은 전 당원의 100% 참여와 투표"라며 "모든 당원의 투표와 진짜 당원주권에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와 대한민국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13일 경기 안양시에서 열린 당원간담회에서는 "이번에 당대표를 교체하지 못하면 우리 당은 흔들린다"며 "대통령도 흔들릴 것이다. 우리 정부가 흔들릴 것이다. 대한민국이 함께 흔들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의 발언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충정을 강조하면서 이번 전당대회 구도를 '친명 vs 반명'으로 짜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경쟁 후보인 정청래 전 대표를 '반명' 후보로 인식시킴으로써 고립시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당원들의 자율적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이 선호하지 않는 당대표를 외면할 것이라는 식의 주장은 역설적으로 대통령의 포용력을 폄훼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또한 이번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대표로 선출되더라도 집권 2년차인 이 대통령의 영향력이나 국정운영 동력이 약해질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많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국민들은 누가 누구 라인인지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 사람의 정치 이력을 쭉 보면서 저런 정치인이구나 이해한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이어 "(김민석·정청래·송영길) 세 분은 그야말로 대권 주자급 거물 정치인들이지 않나. 본인의 색깔로 본인의 정치를 하셔야 되는 분들인데 자꾸만 누구에게 기대려고 하는 모습이, 연세는 많이 드셨고 정치적 이력도 많지만 젊은 사람들만큼의 패기도 없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