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기업들과 함께 비수도권 대상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은 392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발표됐다. 호남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인데 '안전한 2등'의 입지를 확인한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호남권 반도체 투자 쏠림 논란에 "투자는 선물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충남 아산시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맨 왼쪽부터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재명 대통령,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뒷줄 맨 왼쪽부터 박홍근 기획처 장관, 최교진 교육부 장관,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박수현 충남지사, 허태정 대전시장, 조상호 세종시장.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2일 충남 아산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지역 투자에 있어 일부 지방자치단체장은 주민들이 '왜 우리 동네에는 안 되느냐'는 지적을 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가장 좋은 입지에 기업이 입주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선물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다"며 "광주에 반도체 단지를 만드니까 저기에도 다른 투자가 필요하다? 이렇게는 기업을 운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 '이 지역에 투자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게 하는 게 정부와 정치가 할 일"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등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충청권 투자 계획을 직접 발표했고, 정부와 지방정부는 기업 투자에 맞춘 지원 방안을 설명했다.
정부와 기업이 밝힌 충청권 투자 규모는 약 392조 원이다. 삼성은 디스플레이·고대역폭메모리(HBM) 팹·패키징·배터리 등에 약 14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와 첨단 패키징 팹 등에 약 100조 원, 셀트리온은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 등에 약 2조 원을 투자한다. 그 외 기업들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약 150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번 충청권 보고회는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의 후속 일정이다.
당시 정부는 호남·충청·영남 등 권역별 첨단산업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호남권에는 896조 원, 충청권에는 392조 원, 영남권에는 270조 원 규모의 투자가 제시됐다. 특히 호남권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800조 원을 들여 반도체 전공정 팹 4기를 짓는 계획이 포함되면서 국민의힘은 '호남 퍼주기'라 공격했다.
앞서 충청권은 그동안 수도권과 가까운 입지와 기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기반 때문에 비수도권 반도체 거점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왔다. 그러나 이번 정부와 기업의 발표를 통해 '제2 반도체 생산기지'는 호남권으로 가게 됐고, 충청권은 반도체 패키징 고도화와 HBM, AI 데이터센터, 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를 묶은 첨단산업 거점으로 정리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충청권의 산업 기반을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 4대 첨단산업은 인공지능 시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전략산업"이라며 "이 4대 첨단산업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 바로 충청"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기업을 압박해 투자를 유도했다는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요즘 세상에 압력을 넣는다고 기업이 옮겨오는 경우가 어딨나"며 "제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압박해서 그런 결정을 한 것 아니냐는 구태적인 생각도 하던데, 그렇게 투자유치를 할 수가 있겠나. 불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