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 전기자동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하는 국면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이외에 또 다른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양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만 모두 5곳의 ESS 배터리 생산거점을 마련한다는 계획 아래 사업의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 솔루션 이미지. LG에너지솔루션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1위 자동차기업 GM을 포함해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는 기업간거래(B2B) 플랫폼에 배터리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가입하면서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시장 진출을 가속할 기반을 마련했다.
3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차량용 소프트웨어 오픈마켓 플랫폼 '에스디버스(SDVerse)'에 배터리 제조사 최초로 합류했다.
에스디버스는 지엠과 세계 3대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캐나다의 마그마, 인도의 글로벌 정보기술(IT) 서비스기업 위프로 등이 설립한 최초의 차량용 소프트웨어 B2B 플랫폼이다.
에스디버스는 완성차 업체와 글로벌 주요 부품사, 소프트웨어 개발사가 한 공간에서 소프트웨어를 거래할 수 있는 개방형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이에 자동차 산업의 SDV 시장 확대를 촉진하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기업으로서 가치사슬(밸류체인)에 가장 먼저 뛰어든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에스디버스를 통해 지금껏 개발해온 △배터리 플랫폼 소프트웨어 △안전 진단 보정 도구 △셀 데이터 프리 상태 진단 모델 △배터리 수명 시뮬레이터 △배터리 열화 저감 전략 등 소프트웨어 솔루션 5개를 공개했다.
배터리 플랫폼 소프트웨어는 배터리의 퇴화, 수명 등 배터리 상태 관련 주요 지표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서비스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이 기술은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기술을 SDV 환경에 최적화한 형태로 구현한 것이 장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상의 개발 노하우와 1만 건 이상의 관련 특허를 바탕으로 하는 BMS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 진단 보정 도구는 배터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전 상태 진단과 시뮬레이션 검증 등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다. 셀 데이터 프리 상태 진단 모델은 머신 러닝을 활용해 실험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배터리 퇴화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탑재했다.
배터리 수명 시뮬레이터는 퇴화 과정을 수치적으로 예측하고 여러 조건에서 성능 변화를 추정하는 알고리즘이다. 배터리 열화 저감 전략은 사용자의 운전 및 충전 습관이 배터리 열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장기적 사용을 위한 가이드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다.
LG에너지솔루션이 그동안 축적해 온 기술을 시장에 본격적으로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앞으로 ESS 배터리와 함께 SDV 관련 사업이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전체 예상매출의 40%가량인 10조 원 이상을 ESS 배터리에서 거둬 얼어붙은 전기차 시장을 돌파하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올해 ESS 배터리 매출 목표는 지난해 추정치보다 3배 이상 증가하는 것이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는 "이번 에스디버스 합류를 통해 그동안 구축한 선도적 배터리 소프트웨어 역량을 보다 많은 고객사에세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가오는 SDV 시대에 맞춰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의 성장 가속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