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정부의 2차 검찰개혁 입법예고안(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법안)에 대한 민주당 일각의 비판에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정부의 검찰개혁 입법예고안을 ‘반(反) 개혁’이라 주장하는 것은 생산적 논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안에 ‘독소조항’이 있다며 수정이 필요하다는 일부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 주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정부의 검찰개혁 입법예고안에 대한 비판을 반박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 이어 정성호 법무부 장관까지 정부 검찰개혁 입법예고안을 적극 옹호하고 나선 것은 검찰개혁이 일반 국민들에게 피해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 법사위원들을 비롯한 검찰개혁 원칙론자들은 정부의 법안에 담긴 세부 조항들이 언제든 정치검찰에 의해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검찰개혁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다른 어떤 주제보다도 민감한 사안이다. 이에 검찰개혁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 논의가 마무리될 때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혁의 구호는 우리의 것일지 몰라도, 형사사법제도는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우리의 주장을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피해자의 억울함은 남지 않고 죄는 잠 못 들도록 정교하게 제도를 설계해 나가는 일도 중요하다. 집권 세력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의식”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최근 국회에 제출된 중수청법, 공소청법 정부안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2월 민주당의 수정의견도 대폭 반영해 정부에서 집중 논의하여 만든 법안”이라며 “그럼에도 내 뜻과 다르다고 해서 일부 조항을 확대 해석하고 오해해 ‘반개혁’으로 몰아가는 일각의 문제제기는 정상적인 숙의, 국민 통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신중하고 정교한 개혁’을 당부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7일에도 엑스에 “나의 의견만이 진리이자 정의이고, 너의 의견은 불의이고 거짓이라는 태도는 극한적 대립과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적은 바 있다.
그러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정부의 검찰개혁 입법예고안에 담긴 내용 가운데 ‘독소조항’과 ‘악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대폭 수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김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공소청의 3단 구조(지방-고등-대) 그대로 가고 보완수사권, 그 다음에 법무부 겸직 문제, 특사경 지휘 감독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더 중요한 건 권한이 늘어난다는 건데 ‘전건 송치’(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는 제도)가 있고 ‘영장 청구에 대한 지휘권’도 있다”며 “지금 현재 형사소송법에 영장의 집행에 대한 지휘를 검사가 할 수 있게는 돼 있고 영장을 청구할 때에는 수사기관이 알아서 하는 건데 영장 청구도 지휘하겠다라고 공소청법에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만든 정부의 검찰개혁 입법예고안 문제점. ⓒ박은정 페이스북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중수청의 우선수사권 삭제’와 ‘중수청 수사 범위에 사이버범죄가 포함된 것 등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뒤 “민주진보 진영 시민들은 모두 고 노무현 대통령의 유족”이라며 “대검 중수부 검사들이 꿈꿨던 대검 중수청을 만드는 중수청법(정부안)은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8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개혁 법안을 놓고 입법권은 국회에 있는 만큼 당·정·청(민주당·정부·청와대) 사이에 ‘물밑 조율’로 시끄럽지 않게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수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최대 쟁점인 보완수사권 폐지 등 정부안을 대폭 수정하는 것을 두고 법안을 심사할 법사위원들과 정부가 맞서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 위원장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유지 문제와 관련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완전히 폐지하자는 주장은 우리 형사사법절차를 감내하기 어려운 혼란 속으로 밀어 넣을 위험이 크다”고 주장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제기된 오해와 잘못된 사실은 앞으로 충분한 소통을 통해 바로잡아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