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여성 정치인들이 잇따라 새 역사를 썼다. 오하이오에서는 공화당의 16년 집권이 끝났다. 조지아에서는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주지사가, 뉴멕시코에서는 최초의 원주민 여성 주지사가 탄생했다.
상대 캠프가 친모까지 등장시킨 비방 광고를 내보냈지만 에이미 액턴 민주당 후보는 미국 오하이오에서 선거로 당선된 최초의 여성 주지사가 됐다.
오하이오주 민주당 주지사 후보인 에이미 액턴이 2026년 11월3일(현지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열린 선거 당일 밤 행사에서 두 팔을 들어 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액턴, 인신공격 뚫고 공화당 16년 집권 끝냈다
3일(현지시각) 가디언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에이미 액턴(60)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공화당 비벡 라마스와미를 꺾고 오하이오 주지사에 당선됐다. 민주당 후보의 승리는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선거 막판 라마스와미 캠프는 액턴의 친모가 딸을 "거짓말쟁이"라고 부르는 광고를 내보냈다. AP에 따르면 친모는 남편이자 액턴의 의붓아버지가 어린 액턴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뒤 자녀 양육권을 잃었다. 광고는 양당 정치인들의 반발을 샀고, 결국 중단됐다.
자금 공세도 거셌다. 가디언에 따르면 라마스와미 측과 지지 세력은 10월 중순까지 액턴을 공격하는 광고에 1억 달러(한화 1340억 원) 이상을 썼다.
의사 출신 액턴은 공화당 마이크 드와인 주지사 행정부에서 코로나19 초기 보건당국을 이끌었다. 선출직 도전은 처음이었다.
그는 생활비 부담 완화를 앞세웠다. 근로소득 세액공제와 최대 1천 달러(134만 원)의 자녀 세액공제를 약속했다. 고령자와 중간소득 주택 소유자를 위한 재산세 경감도 공약했다.
보텀스, 2억 달러 자금 공세 넘어 역사 썼다
조지아주 민주당 주지사 후보인 키샤 랜스 보텀스가 2026년 11월3일(현지시각)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선거 당일 밤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3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키샤 랜스 보텀스 민주당 후보는 공화당 사업가 릭 잭슨을 꺾고 조지아 주지사에 당선됐다. 미국 최초로 주지사에 선출된 흑인 여성이다. 민주당의 조지아 주지사 선거 승리는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억만장자인 잭슨은 선거에 사재 2억 달러(2680억 원) 이상을 투입했다. 애틀랜타 시장 출신 보텀스는 막대한 자금 격차를 뚫었다. 가디언은 보텀스의 나이를 56세로 소개했다.
보텀스는 조지아에서 노예로 살았던 이들의 후손이다. 앞선 두 차례 선거에서는 흑인 여성인 민주당 스테이시 에이브럼스가 공화당 브라이언 켐프에게 패했다. 흑인 여성이 주요 정당 후보로 세 번째 연속 도전한 끝에 보텀스는 승리를 거뒀다.
AP에 따르면 보텀스는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인 메디케이드 확대와 시간당 최저임금 15달러(2만118원)를 약속했다. 공공부문 임금 인상과 임신 6주 이후 임신 중지를 금지하는 법의 폐지도 내걸었다.
할랜드, 연방의회·내각 이어 주지사도 '최초'
민주당 뉴멕시코 주지사 후보 데브 할랜드가 2026년 10월9일 금요일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의 선거캠프 본부에서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3일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데브 할랜드(65)는 공화당 후보 그레그 헐을 누르고 뉴멕시코 주지사에 당선됐다. 미국 최초의 원주민 여성 주지사가 된다.
라구나 푸에블로 부족 소속인 할랜드는 2018년 샤리스 데이비즈와 함께 원주민 여성 최초로 연방의회에 입성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미국 최초의 원주민 내각 장관으로 내무부를 이끌었다.
그의 이력에는 홀로 아이를 키우며 공적 지원에 의지했던 시간도 있다. 메디케이드와 여성·영유아 영양지원제도 등을 이용했다. 로스쿨에는 30대에 진학했다.
뉴멕시코 인구의 12%는 원주민이다. 가디언은 원주민 정치참여 단체의 집계를 인용해 이번 선거 주기 동안 전국의 지방·주·연방 선출직에 도전한 원주민 후보가 역대 최다인 358명이라고 전했다.
앤드루스, 소아과 진료실에서 연방 상원으로
민주당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연방 상원의원 후보인 애니 앤드루스 박사가 2026년 11월3일(현지시각)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열린 선거 당일 밤 행사에서 무대에 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3일 워싱턴포스트와 CBS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애니 앤드루스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공화당 후보 달린 그레이엄을 꺾고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선거로 당선된 최초의 여성 연방 상원의원이다. 민주당 후보의 상원 선거 승리는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소아과 의사인 앤드루스는 의료 접근성과 생활비 문제를 강조했다.
앤드루스는 트럼프의 지지를 받은 공화당 후보를 꺾고 보수 강세 지역의 상원 의석을 민주당으로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