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빨간색은 보수, 파란색은 진보 진영을 상징하는 색으로 자리 잡았고 선거철에는 특정 색상의 옷을 입었다가 오해받는 일도 벌어진다. 극우 진영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태극기나 성조기가 그려진 상징적인 옷을 입고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드러내기도 한다.
스트릿룩이나 클래식룩 등 특정 패션 스타일만으로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는 슈트 정장에서 스타일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오해받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케이티 자카리아 전 대변인. ⓒX
19일(현지시각)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빨간색 ‘MAGA’ 모자를 넘어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들이 즐겨 입는 옷차림 스타일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특정 스타일 자체가 대통령과 그 지지층을 가리키는 일종의 암호처럼 기능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남색 정장에 흰 셔츠, 빨간 넥타이를 조합한 차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징적인 스타일로 자리 잡은 이 조합은 각료 대부분은 물론 상당수 공화당 의원에게도 사실상 제복처럼 굳어졌다. 이처럼 특정한 정장 조합이 트럼프 진영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자리 잡으면서, 남성이 이런 차림을 하면 ‘MAGA’로 연결 지어 해석하기 쉬워졌다.
여성들의 옷차림도 예외는 아니다. 몸에 딱 붙는 원피스와 뾰족한 하이힐은 물론, 미스 유니버스 참가자나 폭스뉴스 앵커를 연상시키는 풍성한 머리카락과 인조 속눈썹, 마러라고풍의 도톰한 입술과 볼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닷새(10월9일~16일) 동안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케이티 자카리아가 이러한 이미지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킴벌리 길포일 그리스 주재 전 미국 대사,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전 장관, 트럼프 일가의 여성들 역시 비슷한 스타일로 거론된다.
이와함께 NYT는 ‘MAGA’로 오해받지 않는 정장 스타일도 소개했다. NYT는 남색 정장에 빨간 넥타이의 정장을 선호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처럼 헐렁하고 부피감이 큰 디자인보다는 몸에 잘 맞도록 단정하게 재단된 옷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넥타이를 생략하거나 갈색·검은색 구두 대신 드레스 스니커즈(운동화와 구두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신발)를 신는 것도 방법으로 제시했다. 같은 정장이라도 디자인과 착용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