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버지니아 울프의 연극 홍보물을 페미니즘이라는 이유로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에서 자동 삭제했다. 메타가 AI로 제작된 아동 성 착취물은 걸러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미국의 빅테크 메타가 영국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사진)의 '자기만의 방' 연극 홍보물을 '페미니즘'이라는 이유로 자동 삭제 조치했다. ⓒWikipedia
영국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각) 미국의 메타(Meta)가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영국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연극 홍보물이 '페미니즘'이라는 이유로 광고 게시가 금지됐다고 보도했다.
바르셀로나의 극장 테아르트 라발은 이 작품을 연극 무대에 올리면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홍보에 나섰는데, 이들을 운영하는 메타가 광고를 막은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은 1929년 출간된 에세이다. 여성의 경제적·정신적 독립과 예술 창작을 위한 사적 공간의 필요성을 강조해 페미니즘(여성의 권리와 해방을 추구하는 사상적 흐름)의 고전으로 평가된다.
메타는 광고 차단의 이유를 묻는 극장의 물음에 "시민권, 페미니즘 또는 사회 개혁에 대한 언급은 광고 자동 검열 시스템에 의해 '사회적 주제'로 분류되어 필터링 된다"는 답변을 내놨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메타는 이 과정에서 자동 시스템에 의해 검열되지 않도록 '핵심 단어'를 삭제할 것을 극장에 권고하기도 했다.
이에 극장 측은 21일 성명문을 통해 "페미니즘 작품을 홍보하지 못 하게 된 것은 부당한 처사"라면서 "우리의 권리를 침해하는 처사에 목소리를 내야 할 의무감을 느낀다"며 메타를 비판했다. 이번 연극의 주연을 맡은 배우 클라라 산치스는 18일 스페인 일간지 라 반구아르디아(La Vanguardia)와 나눈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광고 금지 조치를 두고 "소셜 미디어의 무한한 힘과 위험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후 메타는 이를 자사의 실수로 인정하고 연극 홍보물을 복구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호주 매체 에트 미디어(Ette Media)는 28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과 일론 머스크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사회적 주제'나 '정치적 콘텐트'라는 이유로 게시물을 자동 삭제되면서, 수많은 'AI 아동 학대' 광고는 검열되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 현재 페이스북엔 수백 개의 'AI 아동 성 착취' 광고 동영상이 버젓이 게시되고 있다. 미국 월간지 와이어드(WIRED)의 8일 보도를 보면, 2025년 말부터 2026년 9월 초까지 350건이 넘는 AI 아동 성 착취 동영상이 메타의 자동 검열 시스템을 통과했다. 그중 일부는 실제 아동의 얼굴을 이용해 제작된 영상도 있었다.
이에 대해 메타는 7월 자사 뉴스룸을 통해 "완벽한 시스템은 없다"며 "악의적인 범죄자들이 광고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우리 플랫폼을 악용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요컨대 고전 문학인 '자기만의 방'은 삭제되고 불법 유해 콘텐츠인 'AI 성 착취물'이 통과됐다. 이에 메타의 자동 검열 시스템은 '일회성 오류'가 아니라 '시스템의 중대 허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메타는 수조 원의 자본과 막대한 기술 인력을 가지고 있다. 이에 메타가 이윤을 위해 시스템 투자에 돈을 아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