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신사업 개발 조직을 신설하며 사업의 새판을 짜고 있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을 딛고 고부가가치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 2030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LG화학은 9월에만 글로벌 기업 2곳과 소재 분야에서 잇따라 협력을 맺었다. 목표 달성을 위한 행보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김동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이 사업 구조 개편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선 가운데, 최근 글로벌 기업들과 잇따라 협력을 맺으며 소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 김동춘 '수익성'에 초점 맞춰 사업 구조 탈바꿈 중
29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부진했던 석유화학 사업 구조재편을 진행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의 자급률 확대 및 경제성장 정체 등으로 범용제품 중심의 부진을 겪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부는 2025년 8월 석유화학 산업 구조재편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후 HD현대오일뱅크,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등이 정부 주도 아래 사업개편을 진행해 왔다.
LG화학 역시 전남광주 여수, 충남 서산 대산 등에서 사업개편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안에 정부의 최종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동춘 사장은 범용제품의 비중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진행하는 동시에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다.
김 사장은 6월 타운홀 미팅에서 반도체·모빌리티·로봇 소재, 항암 신약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전통 화학 사업의 수익성이 둔화되는 가운데, 고성장 사업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재편하기 위한 것이다. LG화학은 앞으로 고부가가치 사업 비중을 확대해 2030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2035년까지 연구개발(R&D)에 15조 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반도체·모빌리티·로봇 등 육성사업에 R&D 자원의 70%를 배분하기로 했다. 6월에는 최고경영자 직속 신사업 개발 조직도 신설해 전략 실행을 가속화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소재 분야에서 여러 기업과 협력에 나서며 김 사장의 방향성을 구체화하고 있다.
◆ 9월 들어서만 소재 협약 2건 체결
9월 초 LG화학은 중국 정밀화학소재 기업 장화웨이와 반도체용 '초고순도 이소프로필알코올(HP-IPA)'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HP-IPA는 반도체 제조 모든 공정에 걸쳐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고부가 필수 세정 소재다. 원료는 프로필렌(C3)-IPA다. LG화학이 C3-IPA를 공급하면 장화웨이가 이를 정제해 반도체 세정용 HP-IPA로 만드는 구조다. LG화학은 현재 전남광주 여수 공장에서 C3-IPA를 연간 16만5천 톤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두 기업은 인공지능용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제조사 공급을 목표로 HP-IPA의 품질 경쟁력 강화 및 상업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상호 기술 교류, 정보 교환, 공동 마케팅 등 여러 협력 활동을 전개할 방침도 정했다.
또 LG화학은 28일 독일 자동차 제조 기업 폭스바겐그룹과 차세대·친환경 모빌리티 소재 개발 및 적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두 기업은 LG화학의 고부가합성수지(ABS),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등을 활용해 자동차 경량화, 성능 향상, 차세대 플라스틱 및 복합소재 개발 협력에 나선다. ABS와 EP는 내구성과 가공성을 갖춘 고기능성 플라스틱으로 가전제품과 자동차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LG화학은 연간 235만 톤 규모의 ABS 생산능력을 갖췄다. EP 생산능력은 공개되지 않았다.
두 기업은 LG화학의 재활용 소재 등을 폭스바겐그룹의 주요 완성차 브랜드 내·외장재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폭스바겐그룹의 완성차 브랜드로는 폭스바겐, 포르쉐,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이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차별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미래 성장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