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당정청 운명공동체'를 천명한 만찬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한적십자사(적십자사)가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을 회장으로 선출한 데 대해 이 대통령이 인준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명픽' 당대표임에도 최근 심상치 않은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 속에서 이례적으로 '직언'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의 중도·보수 대통합 행보를 바라보는 기존 지지층의 실망이 임계점에 다다른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5년 12월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직 사퇴를 표명한 뒤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5일 경북 안동시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최고위) 직후 기자들에게 "당대표께서 어제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 이후 따로 이 대통령과 시간을 가졌다"며 "그 자리에서 당 안팎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인 전 의원을 대한적십자사 회장에 임명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이 대통령께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적십자사는 지난 6월 의결을 통해 인 전 의원을 회장으로 선출했고,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윤리위)는 두 차례 논의 끝에 8월 인 전 의원의 회장 취업에 대해 '취업 가능'으로 판단했다. 이제 이 대통령의 인준만 이뤄지면 인 전 의원이 취임할 수 있는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인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정부 인수위원회(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으며 정치권에 발을 들인 이후 줄곧 보수 계열 인사로 활동해왔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으로 활동하던 2024년 12월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표결에 불참하며 여권 지지층의 거센 비판을 사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적십자사가 인 전 의원 선출을 알리자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조원씨앤아이가 이날 발표한 이재명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는 긍정 38.9%, 부정 57.9%로 집계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긍정 평가가 30%대로 떨어졌다.
이 대통령이 대통합을 강조해온 만큼 인 전 의원 인준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 지지층의 이탈 조짐이 나타나자 김 대표가 '충언'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날 조사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19.0%포인트로 오차범위를 크게 벗어나면서 하락세가 예사롭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22일부터 2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무선·ARS(자동응답)·RDD(임의전화걸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