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올해부터 이마트 대표이사로 경영 전면에 나선 가운데, 경영성과가 실제 보수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관심이 쏠린다.
정 회장은 올해 상반기 이마트에서 10억 원의 상여를 받았다. 그런데 상여의 일부인 성과급의 '산정기준 및 방법'과 관련해, 작년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서 미묘한 차이가 감지된다.
영업이익의 일부를 재원으로 산정하고, 재무성과 등 계량지표와 비계량지표를 종합한다는 대원칙은 같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연결 기준' 성과 외에 '별도 기준' 성과를 추가로 언급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올해 상반기 이마트에서 10억 원의 상여를 받은 가운데, 이마트는 영업이익 일부를 재원으로 계량·비계량지표를 종합해 성과급을 산정했다고 공시했다. ⓒ연합뉴스
26일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에 따르면 정 회장의 상여를 둘러싸고 이마트의 경영성과와 보수의 연계가 적절했는지를 두고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2분기 이마트 연결 기준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상여가 전년보다 늘었다는 점이 논란의 배경이 됐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마트의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손실과 SCK컴퍼니의 실적 악화 등을 고려할 때 전년보다 28% 증가한 상여를 지급한 것은 책임경영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또 정 회장이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당시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며 사과하고 더 무겁게 책임지겠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어떤 책임을 졌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마트는 정 회장의 상여를 영업이익의 일부를 재원으로 하되 계량·비계량지표를 종합해 산정한다고 공시했다. 반기보고서상 정 회장의 당기 급여는 12억500만 원, 상여는 10억 원이다. 공시에 따르면 상여에는 설·추석상여와 성과급이 함께 포함된다.
이 가운데 성과급은 이사회가 결의한 임원보수규정에 따라 경영성과를 고려해 영업이익의 일부를 재원으로 산정하며, 보상위원회 심의와 이사회 승인을 거쳐 지급된다. 성과평가는 계량지표와 비계량지표로 나뉜다. 계량지표에서는 연결·별도 매출과 영업이익 등 재무성과를, 비계량지표에서는 지속적 사업혁신과 기업문화 개선, 중장기 성장동력 개발을 위한 필요역량 확보 등을 평가했다고 이마트는 공시했다.
◆성과급 산정, 연결·별도 실적 모두 봐야
다만 정 회장의 상여를 이마트 이마트 전체 연결 실적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올해 반기보고서에서는 정 회장의 보수 가운데 상여 10억 원 가운데 성과급에 해당하는 '산정기준 및 방법'을 두고 "계량지표와 관련하여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연결기준 매출액 14조385억 원과 영업이익 1353억 원을 시현하며 견조한 매출규모와 안정적 사업운영을 지속하였다"며 "별도기준 매출액 8조5033억 원, 영업이익 1719억 원을 기록하며 매출액 및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신장하는 등 본업의 경영성과가 개선된 점을 고려했다"고 명시했다.
연결 실적만 보면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별도 기준 본업 실적은 개선됐다. 이마트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은 8조5033억 원, 영업이익은 171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3%, 15.4% 증가했다. 반면 연결 기준 매출은 14조3846억 원으로 0.9% 수준 늘었고, 영업이익은 1353억 원으로 25.2% 감소했다.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익은 지난해 216억 원 흑자에서 올해 430억 원 영업손실로 전환했다.
별도 기준 실적이 성과평가에 활용된 것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이마트는 2024년 반기보고서에서 정 회장의 성과급 계량지표를 설명하며 별도 기준 매출 7조3543억 원과 영업이익 722억 원을 제시했고, 2024년 사업보고서에서도 별도 기준 매출 15조5696억 원과 영업이익 1218억 원을 성과급 산정 과정에서 고려했다고 밝혔다. 2025년 반기보고서 역시 별도 기준 매출 8조2297억원 과 영업이익 1489억 원을 계량지표 관련 성과로 제시했다.
2025년 사업보고서에서는 계량지표로 연결 기준 실적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성과급에 해당하는 '산정기준 및 방법'에서는 "계량지표와 관련하여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연결기준 매출액 28조 9704억 원, 영업이익 3225억 원 등 뚜렷한 실적개선을 통해 경영성과를 달성한 점을 고려했다"고 공시했다.
당시 연결 기준 매출은 28조9704억 원으로 2024년보다 0.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225억 원으로 584.8% 증가했다. 별도 기준 매출은 17조9660억 원으로 5.9%, 영업이익은 2771억 원으로 127.5% 증가했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연결과 별도 모두 1년 전보다 개선됐다.
◆평가항목은 공개됐지만 ‘얼마나 잘했는지’는 알기 어려워
그럼에도 성과급 산정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보수와 경영성과의 연계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산정 기준을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지배구조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어떤 지표를 평가하는지는 알 수 있지만 목표가 무엇이고 어느 정도 달성했을 때 얼마를 지급하는지는 알기 어렵다면 실제 성과에 따른 보상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임원 보수의 적정성을 주주가 판단하려면 최소한 핵심성과지표(KPI)와 목표, 목표 달성에 따른 보상 수준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바라봤다.
특히 비계량지표 역시 측정 가능한 형태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문화 개선을 평가한다면 퇴사율 등 객관적 지표를 활용하고,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역시 구체적 목표와 달성 수준을 설정해야 보수와 성과의 연계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기보고서에는 계량·비계량지표의 평가항목과 방향은 제시돼 있지만, 각 지표의 구체적 가중치와 목표, 목표 달성률 및 평가 결과까지는 기재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별도 영업이익 증가 등 재무성과가 성과평가에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 사업혁신이나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등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했는지, 각 평가항목이 최종 상여금에 어떤 비중으로 반영됐는지는 공개된 공시만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