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의 거점으로 삼은 인천 송도가 본격적 ‘롯데그룹의 신성장 거점’으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전 임직원을 송도에 집결시키고 2030년까지 대규모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인 가운데, 롯데그룹이 유통·식품·화학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로 성장축을 넓히는 과정이 송도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송도 바이오캠퍼스에 전 임직원 입주를 마치면서 본사와 생산·사업개발 기능을 한곳에 모았다. ⓒ연합뉴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8일 인천 연수구 송도 바이오캠퍼스에 전 임직원이 입주했다고 밝혔다. 기존 잠실 사무소와 송도 사무소, 공장 부지 내 가설사무소 등으로 나뉘어 있던 조직을 한 곳으로 통합한 것이다. 경영진과 생산·품질·엔지니어링·사업개발 등 주요 조직이 생산 현장에 모이면서 고객 요구를 생산에 빠르게 반영하고 제조·품질 관련 이슈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업무 체계를 갖추게 됐다.
이번 입주는 단순한 본사 이전을 넘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업 중심이 송도로 이동했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송도 1공장의 상업생산을 앞두고 본사와 생산·사업개발 기능을 한 곳에 모으면서 송도를 국내 생산기지를 넘어 글로벌 CDMO 사업을 확장하는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 왜 송도인가
롯데그룹이 송도를 바이오 사업의 거점으로 삼은 배경에는 이미 대규모 생산시설과 관련 산업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는 점이 있다. 송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비롯해 SK바이오사이언스,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장비 기업, 연구·분석기관 등이 집적돼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바이오 밸류체인이 형성돼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도 송도에 글로벌 원부자재 기업들의 연구·제조시설이 지속적으로 들어서면서 바이오 클러스터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대규모 생산시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송도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 가동으로 생산능력을 78만5천L까지 확대했고, 셀트리온도 3공장 가동으로 25만L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여기에 롯데바이오로직스의 1공장이 더해지면서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의 생산능력은 올해 연말 약 115만5천L에 이를 전망이다.
◆ 송도에 4조6천억 베팅
롯데그룹이 송도에 구축하는 생산 거점은 1공장에서 끝나지 않는다. 송도 바이오캠퍼스는 약 20만㎡ 부지에 조성되며,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2만L급 생산공장 3개를 순차적으로 건설해 총 36만L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체 투자 규모는 약 4조6천억 원이다.
첫 단계인 1공장은 지난 6월 주요 건설을 마치고 사용승인을 받았다. 현재 설비와 유틸리티 전반에 대한 적격성 평가(C&Q)를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 시운전과 제조·품질 시스템 검증을 거쳐 내년 상업생산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인천경제청도 롯데바이오로직스 1공장이 2027년 1월부터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전 임직원 입주는 공장 건설 중심의 1단계에서 실제 생산과 사업 운영을 준비하는 단계로 넘어가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동안 분산돼 있던 본사와 생산·품질·엔지니어링·사업개발 조직을 생산 현장에 모아 상업생산과 고객 대응을 본격화하기 위한 기반을 갖춘 것이다.
◆ 미국 시러큐스와 연결되는 글로벌 생산망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CDMO 사업은 미국 시러큐스에서 쌓은 생산 경험과 송도의 대규모 생산능력을 연결하는 한·미 생산체계로 확대되고 있다. 시러큐스에서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생산·품질관리 역량을 확보하고, 송도에서는 대규모 상업생산을 담당하는 구조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있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인수하며 CDMO 사업에 진출했다. 이미 가동 중인 생산시설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생산 경험과 품질관리 역량을 축적했고, 이후 송도에 대규모 신규 생산시설을 구축하며 생산능력을 확대해왔다.
이에 따라 시러큐스는 글로벌 생산 경험을 축적한 거점, 송도는 대규모 상업생산과 생산능력 확대를 담당하는 거점으로 역할이 나뉜다. 시러큐스에서 축적한 제조·품질관리 경험을 송도에 적용하고, 송도의 생산능력과 바이오 클러스터의 인력·원부자재·연구개발 인프라를 활용해 글로벌 고객사에 대응하는 체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