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상습적인 마약류 투약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은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약 3년 만에 신작 영화로 돌아온다.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기소된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2024년 9월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 파묘로 1200만 관객을 동원한 장재현 감독의 신작 뱀피르다. 배급사 뉴(NEW)는 18일 뱀피르의 대본 리딩 현장 사진을 공개하며 8월 촬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영화는 성직자의 의뢰를 받은 신원미상의 청부업자가 정체불명의 이교도 집단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오컬트물이다. 유아인은 이교도 집단을 쫓는 청부업자를 연기한다. 영화는 2028년 극장 개봉 예정이다.
앞서 유아인은 2025년 7월3일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이 확정됐다.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의료용 프로포폴 등을 181차례 투약하고, 다른 사람 명의로 수면제 1100여 정을 44차례 불법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됐다.
유아인은 유죄 판결을 받은 뒤 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받은 상태다. 집행유예는 무죄나 면죄부가 아니다. 다만 집행유예 기간이라고 해서 취업이나 연예 활동까지 법적으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유아인의 복귀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온라인에서는 "배우가 넘쳐나는데 범죄자를 쓰느냐", "인물이 없는 건지 카르텔인 건지" 같은 냉담한 반응이 나왔다.
한국 사회에서 마약범죄는 중독과 재범, 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강한 사회적 낙인이 따라붙는다. 그래서 법원이 정한 형기가 끝난 뒤에도 범죄자의 사회 복귀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된다.
특히 대중의 관심과 소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연예인은 더욱 그렇다. 법적으로는 다시 일할 수 있지만, 대중이 그 사람을 다시 보고 싶어 하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그렇다고 한 번의 마약 전력이 한 사람의 인생을 영원히 결정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미국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반복적인 약물 문제와 체포, 수감 이후 재기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는 영화 '아이언맨'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고, 2024년에는 '오펜하이머'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연예인의 복귀는 법원의 판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제작사는 그를 캐스팅할 수 있고 투자자는 작품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지만, 관객은 그 작품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 법적 처벌이 끝난 뒤에도 사회적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이유다.
논란이 있는 배우가 작품에서 압도적인 연기를 보여줄 때 사람들은 종종 ‘악마의 재능’이라는 표현을 쓴다. 배우의 인간적인 결함과 작품 속 연기력을 분리해 평가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그 안에 담겨 있다.
실제로 관객이 영화 속 인물과 그 인물을 연기한 배우를 완전히 분리해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배우의 사생활이나 범죄를 이유로 작품 속 연기와 작품의 완성도까지 모두 부정해야 하는지도 명확한 답은 없다.
유아인은 다시 카메라 앞에 선다. 그가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다면 관객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연기는 연기일 뿐’이라며 작품의 완성도를 평가할 것인가, 아니면 배우의 과거까지 함께 고려해 작품을 소비할지를 결정할 것인가.
영화계는 유아인에게 다시 일할 기회를 열었다. 그러나 그의 복귀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엇갈린다. 유아인이 다시 배우로서 관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를 두고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