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투약한 듯 등이 굽은 자세로 서 있어 논란이 된 일명 '수원 좀비 마약남'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모발 정밀 감정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해당 남성은 마약 간이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긴급체포됐지만, 이후 소변 감정에서 잇따라 음성 판정을 받아 석방된 바 있다.
수원 마약 영상 속 A씨(왼쪽), 경찰 로고. ⓒSNS, 연합뉴스
경기 수원 권선경찰서는 18일 경찰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가 석방한 30대 남성 A씨의 모발을 국과수가 지난달 정밀 감정한 결과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도 마약류 투약을 의심할 만한 정황 증거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과거 투약 여부 등을 포함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A씨를 둘러싼 마약 투약 의혹은 지난 6월21일 불거졌다.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아파트 단지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등이 굽은 채 양팔을 늘어뜨리고 한참 동안 서 있는 남성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했다. 영상 속 남성이 마약을 투약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경찰은 영상 속 인물이 A씨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달 23일 A씨를 찾아내 마약 간이검사를 실시했다.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오자 A씨를 긴급체포했지만, 이튿날 국과수 1차 예비 감정에서 음성 판정이 나오면서 우선 석방하고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이어갔다.
이후 진행된 국과수 소변 정밀 감정에서도 음성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경찰이 압수수색과 휴대전화 포렌식 등 보강 수사를 진행한 끝에 과거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추가로 확인했고, 모발 정밀 감정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수사에 새로운 단서가 확보됐다.
앞서 진행된 검사에서 결과가 엇갈린 것은 검사 방식과 검출 가능한 투약 시점에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변 검사는 일반적으로 비교적 최근의 투약 여부를 확인하는 데 활용되는 반면, 모발 검사는 모발에 축적된 성분을 분석해 보다 오래된 투약 이력을 확인하는 데 사용된다. 따라서 소변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더라도 과거 투약 사실까지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경찰은 모발 정밀 감정 결과와 압수수색·포렌식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A씨의 구체적인 투약 시점과 경위 등을 추가로 확인할 방침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