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회생법원의 회생절차 연장으로 기사회생한 홈플러스가 이르면 다음 달 초 영업을 재개한다.
다만 협력업체들이 공익채권 미변제를 이유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어 공급망 정상화가 회생의 최대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메리츠금융그룹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 결정으로 영업 재개를 준비하는 한편, 협력업체들과 상품 공급망 복구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연합뉴스
27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 마트노조와 일반노조를 만나 영업 재개 계획과 사업 운영 방향을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메리츠금융그룹의 2천억 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이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3일 사이 집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금이 유입되면 7일 이내 영업을 재개한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 7일, 늦어도 10일 안에는 지난 13일부터 영업을 중단한 핵심 점포 67곳의 문이 다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사업도 오프라인 영업 재개 시점에 맞춰 함께 재가동한다.
홈플러스는 확보한 긴급운영자금을 우선 상품 매입에 투입해 매장 진열을 정상화하고,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지급에도 사용하기로 했다. 앞서 영업 중단 직전 진행한 50% 할인 행사로 약 3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으며, 이 자금은 6월 임금의 40%와 수도·전기요금 등 공과금 납부에 사용됐다.
영업 정상화와 함께 사업 구조도 바뀐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대신 600~1000평 규모의 식품 중심 중소형 매장으로 재편하고, 자체브랜드(PB)와 회전율이 높은 생필품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가전과 의류 등 비식품 부문은 축소한다. 이에 따라 인력도 점포 상황과 직원 의사를 반영해 재배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협력업체들의 신뢰 회복과 공급망 정상화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같은 날 한국수입협회는 홈플러스 회생절차 과정에서 발생한 공익채권이 제때 지급되지 않아 식품 공급망이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에 긴급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한 10개사의 미정산 피해액은 약 27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9곳은 식품 제조업체로 해외 공급업체 결제 지연과 생산 차질, 고용 축소 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해당 미정산 대금이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이후 정상 영업을 위해 납품한 물품대금으로, 회생법상 우선 변제 대상인 공익채권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정부 긴급협의체 구성과 확인된 공익채권의 50% 이상에 대한 긴급 금융지원,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메리츠 등 주요 이해관계자의 책임 있는 변제계획 마련을 요구했다.
홈플러스는 현재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납품업체들과 공급 재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물류센터 확보와 배송 기사 섭외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협력업체들이 미정산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서 상품 공급이 계획대로 정상화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금이 예정대로 집행돼 상품 공급과 영업이 정상화되면 회생계획안 인가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반면 협력업체 신뢰 회복과 공익채권 지급이 지연될 경우 공급망 복구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홈플러스의 회생 여부는 오는 9월4일 열리는 관계인 집회에서 최종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