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이 3년간 이어진 배터리소재 사업의 영업손실이라는 부진을 털어내고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사장이 2년 차에 주력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는 셈이다.
다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아직 본질적으로 수익성 회복 역량을 입증했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엄 사장은 기존 삼원계 양극재 생산라인을 활용한 LFP 양극재 전환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지만 확실한 성장의 동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생산능력 확대에 걸맞은 추가 수주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퓨처엠의 배터리소재 사업이 안정적 흑자 기조에 안착하려면 LFP 양극재의 생산 전환과 고객사 확보가 함께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풍부한 일감을 수주곳간에 쌓아 내년부터 본격화할 생산능력 확대를 실적 성장으로 연결하는 것이 엄 사장의 경영 성과를 가를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사장이 4년 만에 에너지소재(배터리소재) 부문 흑자전환의 기세를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포스코퓨처엠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포스코퓨처엠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적지 않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에너지소재(배터리소재) 부문의 흑자전환 성공에 시선이 몰린다.
전날 포스코퓨처엠이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날 포스코퓨처엠 분석보고서를 내놓은 다수의 증권사는 대부분 올해 포스코퓨처엠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1400억 원 안팎으로 제시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른 전날 기준 포스코퓨처엠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인 830억 원보다 550억 원 이상 높은 수준으로 포스코퓨처엠이 3분기 영업이익 깜짝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달성한 만큼 연간 예상치가 상향 조정된 것이다.
포스코퓨처엠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8348억 원, 영업이익 821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4.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3.2% 오른 것이고 특히 영업이익은 기존 시장기대치(컨센서스)를 323.3% 웃돈 수치다.
더 의미 있는 부분은 엄기천 사장이 포스코퓨처엠의 주력 사업이자 미래 동력인 에너지소재(배터리소재) 부문에서 3년 동안 이어져 오던 영업적자 고리를 끊고 흑자전환을 달성할 가능성을 키운 것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는 에너지소재 부문과 내화물·라임화성 사업을 하는 기초소재 부문으로 나뉜다.
포스코퓨처엠은 3분기 에너지소재 부문에서 영업이익 518억 원, 영업이익률 11.3%를 기록했다. 포스코퓨처엠이 분기 기준 에너지소재 부문에서 영업이익 500억 원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22년 3분기(778억 원) 뒤 4년 만이고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당시 10.8%보다도 높다.
이에 포스코퓨처엠 에너지소재 부문은 올해 영업이익 600억 원가량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퓨처엠은 엄 사장이 대표에 오르기 이전인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봤다. 엄 사장 첫해인 지난해에 에너지소재 부문 영업손실도 직전 해와 비슷한 369억 원이었다.
다만 세부적으로 보면 내실을 탄탄히 다져 올해 수익성 개선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엄 사장의 과제는 여전한 상황으로 보인다.
포스코퓨처엠 3분기 영업이익에는 에너지소재 부문이 국내 고객사 2곳으로부터 물량 미이행에 따라 수령한 보상금이 일회성 이익으로 포함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보상금을 제외하면 포스코퓨처엠이 기존 시장기대치와 유사한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에너지소재 부문에서 눈에 띄는 실적 반등을 이루지는 못한 셈이다.
다만 엄 사장은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로 전환을 차질 없이 이행하며 에너지소재 부문의 근본적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가고 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일회성 요인 없이도 실적을 개선할 힘을 키울 수 있게 된 것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12월 포항공장에서 기존 삼원계 양극재 설비를 LFP 양극재 생산라인으로 전환한 뒤 제작하는 물량을 출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포스코퓨처엠이 LFP 양극재를 처음으로 출하하는 것이다.
엄 사장은 그동안 추가로 LFP 양극재 전용 공장을 새로 짓는 것 이외에도 고객 요구에 맞춰 LFP 양극재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기 위해 기존 포항공장의 삼원계 양극재 생산라인 일부를 전환해 2026년 말부터 LFP 양극재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주요 배터리기업들이 전기자동차(EV)용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에 발맞추기로 했는데 LFP 양극재로 전환을 계획대로 지연 없이 개시하게 된 것이다.
포스코퓨처엠 안팎에 따르면 연간 생산능력 기준으로 기존 삼원계 양극재 설비 1만 톤을 전환하면 LFP 양극재를 1만5천 톤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생산 결과 2만 톤까지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생산성을 높이고 추가 설비 전환을 통해 포항공장 LFP 양극재 연간 생산능력은 내년 상반기 10만5천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포스코퓨처엠 분석보고서에서 “포스코퓨처엠은 4분기 양극재 사업에서 리튬 가격 변동에 따른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에도 LFP 출하 개시로 전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기존 삼원계 라인의 전환을 통해 설비투자(CAPEX) 절감 및 건설기간 단축을 동시에 달성함으로써 LFP 양극재 시장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엄 사장은 추가로 LFP 양극재 일감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함께 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FP 양극재가 ESS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기존에 주력으로 삼던 삼원계 양극재보다 저가형 제품인 만큼 더 많은 수주를 통해 매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LFP 양극재의 판매가격은 삼원계 양극재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형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충분한 일감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과거 삼원계 양극재와 비교해 전체 실적에 기여하는 정도가 낮아질 수 있는 이유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SK온, 삼성SDI와 LFP 양극재 대규모 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도 향후 7년 동안 협력을 약속하며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SK온(약 8만 톤)과 삼성SDI(약 40만 톤)로부터 모두 50만 톤가량의 LFP 양극재 일감을 확보한 포스코퓨처엠은 LG에너지솔루션과 맺을 수주를 시작으로 하는 추가 일감 확보가 향후 기업가치 상승에 관건으로 꼽힌다.
최근 엄 사장은 늘어난 수주 물량이 향후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엄 사장은 29일 ‘배터리 산업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양·음극재를 합쳐 150만 톤을 수주했는데 올해 말까지 120만 톤을 더해 규모가 270만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빠르면 제품을 공급하게 되는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률과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포스코퓨처엠 분석보고서에서 “LFP 양극재 양산과 고객 다변화로 내년부터 성장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다만 기업가치를 추가로 높이기 위해서는 생산라인 전환 이행 및 원가 경쟁력과 함께 LFP 양극재 추가 수주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