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놓고 김민석 민주당 대표와 정청래 의원이 공개적으로 격돌했다. 김 대표가 정 의원이 합당을 당내 투쟁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하자, 정 의원은 같은 날 곧바로 "가당치 않은 주장"이라고 맞받았다.
합당의 시기와 절차를 둘러싼 이견이 서로의 정치적 의도를 문제 삼는 공개 설전으로 번지면서, 민주당 전·현직 대표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는 가운데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김 대표는 3일 오전 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티 07'에서 정 의원의 조국혁신당 합당 주장을 두고 "선의의 통합이나 진지한 논의 과정과 노력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당내 투쟁의 수단처럼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대표는 "합당을 전제할 수도 없고 시기를 전제할 수도 없는 사안이다"라며 "당원 주권을 강조해 온 정 전 대표가 당원 의사, 그 의사를 물어가는 과정과 절차를 존중해 가며 문제를 제기했으면 더 좋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이 당대표로 재임하던 올해 1월 합당을 제안했다가 당내 반발로 무산된 일까지 거론하며, 당시에도 절차가 무시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대표의 비판은 정 의원이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 출연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시한을 내년 1월로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정 의원은 2028년 총선에 앞서 조국혁신당 소속 정치인들이 민주당 권리당원을 모집할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며 내년 1월까지 합당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의원의 발언은 곧장 당내 반발을 불러왔다. 민주당 대통합추진단 조국혁신당 연대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해식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서 "내년 1월까지 (합당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그 시한은 누가 정해야 하느냐"며 "이렇게 불쑥 던지듯 정해도 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해식 의원은 이어 "정 전 대표가 다시 이렇게 선지자처럼 불쑥 시한을 정하면 합당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여기에 김 대표의 공개 비판까지 나오자 정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즉각 반격에 나섰다. 정 의원은 김 대표의 발언을 겨냥해 "'당내 투쟁' 운운하시던데 가당치 않은 주장이다"라며 "제 머릿속에 없는 콘셉트다"라고 반박했다.
당원 의사를 무시했다는 취지의 비판에도 정면으로 맞섰다. 정 의원은 "모든 것은 결국 당의 주인이신 당원들의 결정 사항이다"라며 "합당 절차에는 반드시 당원께 의사를 묻는 과정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어 "마치 제가 당원 주권을 도외시한 것처럼 왜곡하는 것은 유감스럽다"며 "말꼬리를 잡거나 말허리를 자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 의원의 반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또다시 글을 올려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고, 매사 흐린 눈으로 세상을 봐서야 되겠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4통통합, 연대 말고 승리의 비법이 있는가? 나는 당내투쟁 관심없고, 합심단결 승리에 매진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언급한 '4통통합'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층을 하나로 결집해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가 정 의원의 합당론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정 의원은 자신의 진의를 왜곡하고 있다며 같은 날 두 차례에 걸쳐 반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