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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에 부산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른 흑상어 '부캉이'가 세 차례의 방류 유도 끝에 외해로 떠났다. 그러나 부캉이는 바다로 떠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다시 부산 북항 친수공원으로 돌아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공수로를 벗어난 뒤에도 좀처럼 바깥 바다에 정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부캉이는 왜 자꾸 친수공원으로 돌아오려 할까.

부캉이는 왜 먹이 없는 친수공원으로 돌아오려 할까 : 바다로 내보냈는데, 공원 앞을 배회한다
부산 북항 친수공원 입구를 배회하는 부캉이. AI로 생성한 이미지.

2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부캉이는 외해로 나간 지 약 5시간 만에 차단막을 통과해 친수공원 인공수로 쪽으로 재진입했다. 이후 차단 시설이 정비되자 다시 수로 밖으로 나갔고, 이날 현재는 외해와 수로 입구 주변을 오가며 차단막 주변을 배회하고 있다.

관계기관은 재진입을 막기 위해 차단막과 그물의 빈틈을 보강했으며, 추가 외해 유도를 검토했으나 부캉이의 건강 상태와 스트레스를 고려해 모니터링 체제로 전환했다. 당국은 향후 부캉이의 움직임과 건강 상태를 살피며 대응 방안을 결정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먹이도 부족한 친수공원, 부캉이는 왜 자꾸 돌아오려 할까?

부캉이는 왜 먹이 없는 친수공원으로 돌아오려 할까 : 바다로 내보냈는데, 공원 앞을 배회한다
부산해경, 부산소방재난본부 구조정과 고무보트가 2026년 9월29일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에서 물줄기를 뿌리며 부캉이를 수로 밖으로 몰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부캉이가 거듭 친수공원으로 돌아오려는 이유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중 하나는 바깥 바다의 환경 파괴로 먹잇감이 줄어든 탓에 부캉이가 상대적으로 익숙한 수로를 찾는다는 가설이다.

실제로 인공수로에는 숭어 등 부캉이가 먹을 수 있는 어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는 수로에 먹이가 충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외해에 비하면 먹잇감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며, 더욱이 한 달 넘게 부캉이를 관찰하는 동안 실제로 물고기를 사냥하는 모습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최윤 군산대 명예교수는 지난 22일 YTN '뉴스UP' 생방송 인터뷰를 통해 "수로 환경이 바깥 환경보다 절대 좋을 수는 없다"며 "바닥에 있는 게 종류, 아니면 가끔 들어오는 숭어나 이런 것들이 조금 있을 뿐, 충분하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부캉이가 수로에 계속 머물 경우 굶주림 뿐만 아니라 수로 벽에 부딪히거나 바닥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을 수 있고, 수온까지 떨어지면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캉이가 수로 생활에 익숙해져 야생성을 잃었거나 바다를 두려워하게 됐다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가능성도 낮게 보고 있다. 이미 상당히 성장한 흑상어가 야생에서 생활하다 인공수로에 들어온 뒤 불과 한 달 만에 사람에게 길들거나 외해를 기피하게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반론에 힘이 실린다. 

현재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가설은 선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 등 외부 자극을 피하려고 이러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YTN에 체력이 떨어진 부캉이가 크루즈선과 소형 선박의 엔진 소음, 강한 빛, 물살 등 외해의 자극을 견디기 어려워 다시 수로로 들어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밖에도 전문가들은 장기간 먹이 활동이 원활하지 않아 체력이 떨어진 부캉이가 외해의 빠른 물살을 견디기 어려워 얕고 유속이 느린 수로를 선호했을 가능성, 출구 방향으로 반복해서 유도된 경험이 오히려 출구 바깥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졌다는 가능성 등을 언급했다.

현재 이처럼 부캉이의 귀환은 단순히 특정 장소에 대한 선호라기보다, 외해에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체력이 떨어진 상황과 주변 환경의 자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만큼, 부캉이의 행동과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외해로 나간 뒤 되돌아온 상어, 부캉이만의 특이한 행동일까?

부캉이는 왜 먹이 없는 친수공원으로 돌아오려 할까 : 바다로 내보냈는데, 공원 앞을 배회한다
2012년 7월16일 제주아쿠아플라넷 대형 수조에서 촬영된 고래상어. ⓒ연합뉴스

상어가 얕은 수역이나 항구에 머물다가 바다로 나간 뒤에도 주변을 맴돌거나 다시 돌아오는 사례는 해외에서도 보고됐다. 부캉이의 행동이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상어가 특정 수역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은 아니라고 한다.

2004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이프코드 인근 내쇼운섬의 얕은 석호에서는 길이 약 4.3m, 무게 약 770㎏에 달하는 암컷 백상아리 ‘그레텔’이 발견됐다. 그레텔은 석호 안에서 같은 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움직였다. 약 2주 뒤 어민과 연구진이 그물과 물 분사를 이용해 석호 입구 쪽으로 유도했고, 그제야 외해로 내보낼 수 있었다.

2020년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바히야의 인공 항구에서 길이 약 6m의 어린 수컷 고래상어가 발견됐다. 항구가 아라비아만과 연결돼 있었지만 입구가 좁고 물살이 강해, 고래상어는 내부에서 반복적으로 원을 그리며 머물렀다. 잠수부들이 한 차례 바다 쪽으로 유도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틀 뒤 고래상어는 다시 항구로 돌아왔다.

결국 아부다비 환경청과 내셔널 아쿠아리움은 잠수부를 투입해 고래상어를 직접 포획 후 전용 운반낭에 넣어 보트로 바다까지 옮겨 방류했다. 고래상어는 플랑크톤을 걸러 먹는 온순한 대형 상어여서 잠수부들이 직접 포획해 운반할 수 있었다.

부캉이, 바다로 돌려보내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부캉이는 왜 먹이 없는 친수공원으로 돌아오려 할까 : 바다로 내보냈는데, 공원 앞을 배회한다
제주 동부 성산일출봉 옆에 위치한 국내 최대 아쿠아리움인 제주아쿠아플라넷. 전시생물 450여 종 4만5천여 마리의 생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한국관광공사

부캉이가 외해로 나간 뒤에도 친수공원으로 돌아오려는 모습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야생으로 돌려보내기보다 국내 시설에서 보호하며 사육하는 편이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반복적인 방류 시도에도 부캉이가 외해에 정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호와 치료를 병행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부캉이를 포획하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상어는 종과 개체에 따라 약물에 대한 반응이 달라 적정 마취 용량을 정하기 어렵다. 특히 이미 건강이 나빠진 부캉이에게는 마취 자체가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 포획과 운반 과정에서 추가적인 스트레스를 받거나 신체에 손상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또한 부캉이를 포획해 보호·치료할 국내 시설이 사실상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3~4m급 흑상어를 장기간 수용할 수 있는 곳으로는 제주 아쿠아플라넷 정도가 꼽히지만, 부산에서 제주까지 이송하는 과정에서 부캉이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목숨을 잃을 위험이 크다.

해외에서도 상어를 구조해 수족관으로 옮겨 보호한 사례는 드물다. 포획부터 이송, 치료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에서 폐사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단순히 보호시설로 옮기는 것만으로는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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