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해 최근 6년간 민간 충전시설 설치에 약 1조6695억 원의 보조금을 투입했지만 약 7천대의 충전기가 미운영 상태로 방치돼 있고 약 1만8천대는 정상 작동 여부조차 장기간 확인되지 않는 등 사후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것보다 실제 국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관리를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15일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 4개 충전사업자가 설치한 충전기 6670대가 미운영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윤재옥 페이스북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 4개 충전사업자가 설치한 충전기 6670대가 미운영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충전사업자 4곳에 지급된 정부 보조금만 약 298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보조금이 지급된 4곳 가운데 2곳은 이미 파산했고, 나머지 2곳도 전기요금을 납부하지 못한 채 기업회생 또는 외부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어 충전기 정상화는 물론 이미 지급한 보조금의 회수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기차 충전시설 관리 부실은 이미 지난해 9월 정부 합동점검에서 대규모로 드러났다. 당시 한 충전사업자가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 충전기 2796대가 장기간 운영되지 않았고, 상태 정보가 확인되지 않는 충전기도 2만1283대에 달했다.
이에 정부는 전기요금 납부와 충전기 매각 등을 통한 미운영 충전기 정상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개선, 현장점검 전담조직 구성 등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 지적된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에서도 관리 공백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해 2만1283대의 상태 정보가 확인되지 않자 3일 이상 정보가 전송되지 않는 충전기를 자동으로 식별해 사업자에게 통보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상태 정보는 충전기의 정상 운영 여부를 원격으로 파악해 고장이나 미운영에 대응하기 위한 기본적인 관리수단이다.
그러나 윤재옥 의원실이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등록된 충전기를 전수 분석한 결과, '상태미확인' 또는 '통신이상' 상태가 3일 이상 지속된 충전기는 현재도 1만7800대에 달했다.
모니터링만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이 아니라 현장 관리체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해 합동점검 이후 현장점검 전담조직을 구성해 사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대규모 관리 부실이 확인된 이후에도 1년 넘게 실질적인 현장점검 체계를 갖추지 못한 채 원격 모니터링에 의존해 관리해온 셈이다.
윤재옥 의원은 "지난해 이미 수천기의 충전기가 미운영 방치되고 2만기가 넘는 충전기의 상태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문제가 드러나 정부가 대책까지 내놨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막대한 국민 세금을 투입하는 보조사업은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상 운영 여부를 끝까지 관리하는 데까지가 정부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실사업자의 미운영 충전기 정상화와 보조금 회수 가능성을 철저히 점검하고, 원격으로 이상이 확인된 충전기에 대한 후속조치와 현장점검 체계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충전기 설치 대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국민이 사용할 수 있도록 사후관리 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