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에게는 반가운 손님이지만, 체류 기간이 길어지면서 수온 하락과 먹이 확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9월27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이 유영하는 상어 '부캉이'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부캉이의 정체는 몸길이 약 3m의 암컷 '흑상어'로 확인됐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적색목록에서 '위기(EN)' 등급으로 분류한 멸종위기종이다. 주로 수온 18~26도의 따뜻한 바다에 서식하며, 수온 변화에 따라 먼 거리를 이동하는 특성이 있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인공수로에 머무는 부캉이의 생존 환경이 우려되는 이유다.
부캉이와 관련한 민원에 공무원들의 고충을 토로한 글도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지난 1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자신을 부산 지역 공무원이라고 밝힌 글쓴이가 부캉이 관련 민원에 불만을 드러냈다.
글쓴이는 "상어를 뒤집으면 가수면 상태에 빠지니까 부캉이를 뒤집어서 기절시킨 다음 밖으로 끌고 가면 되는 건데 부산 공무원들이 답답하다고 민원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보트 위에서 보면 엄청 크고 무서운데 그걸 어떻게 뒤집느냐. 내가 범고래냐"고 토로했다.
해당 글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민원 넣은 사람이 직접 뒤집으러 가라", "이런 민원에 답변하느라 정작 도움이 필요한 민원 처리가 늦어질 수 있다", "민원인은 부캉이 몸무게가 2300kg인 건 알고 있느냐"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무리한 민원에 시달리는 공무원의 고충에 공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2일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에서 대형 그물을 활용해 상어(부캉이)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려는 시도도 이어졌지만 쉽지 않았다. 앞서 구조 당국은 지난달 29일 물줄기를 이용해 바다 쪽으로 이동을 유도했다. 이달 2일에는 대형 그물까지 동원했다. 그러나 두 차례 구조 작업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부캉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공원 일대는 연일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북항 친수공원 누적 방문객은 129만 명을 넘어섰다. 관람객이 몰리면서 주차난도 벌어졌다. 지난 11일에는 공원 주차장에 들어서려는 차량 행렬이 약 500m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급기야 부캉이를 보호하겠다며 직접 순찰에 나선 사람들까지 등장했다. 유튜버 등으로 구성된 이른바 '부캉이 지킴이'들은 밤마다 공원 주변을 돌며 부캉이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일부 관람객이 상어를 향해 강한 조명을 비추는 행동을 제지하는 모습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글날 연휴 마지막 날인 11일 부산역과 북항 친수공원을 잇는 공중 보행로가 부캉이를 보러 온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부캉이 문제는 국정감사장에도 올랐다. 지난 12일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부캉이의 출현을 계기로 해양 생태계 변화에 대한 연구와 상어 구조 매뉴얼 마련을 촉구했다.
이튿날 지식재산처 국정감사에서는 '부캉이'라는 이름을 개인들이 잇달아 상표로 출원한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부캉이를 둘러싼 관심이 구조와 생태계 문제를 넘어 상표권 논쟁으로까지 번진 것이다.
부캉이의 인기는 부산 북항을 새로운 관광 명소로 만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구조 작업의 어려움과 관람객 안전 관리, 민원 대응이라는 과제도 남겼다. 시민들의 관심 속에 부캉이가 인공수로를 벗어나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