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추진해 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심 사업 재편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팩토리 확장 전략과 맞물려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엔비디아가 최근 공개한 AI 팩토리 파트너 자격 프로그램에 LG에너지솔루션이 선정되면서다.
다만 이번 선정이 바로 수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김 사장에게는 이를 실제 계약으로 연결해내는 것이 남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추진해 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심 사업 재편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팩토리 확장 전략과 맞물려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사진은 김 사장이 6월13일(현지시각)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 행사 'BTC(Battery Tech Conference)'에 참석한 모습. ⓒLG에너지솔루션
9월22일 LG에너지솔루션은 엔비디아가 처음 선보인 AI 팩토리 인프라 자격 프로그램 'DSX 레디'에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기업으로 합류했다고 밝혔다.
DSX 레디는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설계 요건을 충족한 협력사 제품에 자격을 부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엔비디아가 자격을 인정받은 기업의 제품을 직접 사들이는 것은 아니지만, AI 팩토리를 구축하려는 사업자들이 제품을 고르는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엔비디아가 9월21일(현지시각) 공개한 BESS 부문 첫 명단에는 테슬라, 히타치에너지, LG에너지솔루션 3곳이 이름을 올렸다. 국내 배터리 기업 가운데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이번 명단 합류는 김 사장이 추진해 온 ESS 중심 사업 재편이 거둔 중간 성과로 평가된다. 이는 전기차 수요 부진에 대응해 사업 구조를 바꿔 온 과정에서 나온 결과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길어지자 2024년 12월 전사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이후 김 사장은 새 공장을 짓는 대신 가동이 줄어든 전기차 배터리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리밸런싱' 전략을 폈다. 이에 따라 북미 ESS 생산거점은 현재까지 5곳으로 늘었다.
생산 체제와 함께 고객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12월 포드(9조6천억 원), FBPS(3조9천억 원)와 맺은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이 잇달아 해지됐다.
반면 ESS 수주는 이어졌다. 올해 5월 오라클 등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미국 유틸리티 기업 DTE에너지와 약 2조4천억 원 규모의 6GWh 공급계약을 맺었다. 7월에는 구글이 자사 최대 규모라고 밝힌 태양광·ESS 프로젝트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다만 ESS 사업 확대와 별개로 부담 요인도 남아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공장 평균가동률은 52.8%로, 역대 1분기 가운데 가장 낮았던 올해 1분기(46.9%)보다는 개선됐다. 다만 2022년 연간 가동률(73.6%)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부채비율은 1분기 140%에서 2분기 157%로 높아졌다.
ESS 수주 목표 달성도 과제로 남아 있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신규 수주 목표는 약 90GWh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말에 목표의 3분의2가량의 물량이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까지 약 30GWh의 수주를 확정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대규모 ESS 신규 수주가 올해 4분기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엔비디아 협력사로 선정된 것은 수주와는 별개의 사안"이라면서도 "엔비디아가 지배적 사업자로서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엔비디아 생태계와 연계하려고 하는 기업들과의 계약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조건을 획득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