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을 분석하며 주요 쟁점들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유시민 작가가 22일 미디어오늘 유튜브 라이브방송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미디어오늘 유튜브 갈무리
특히 검찰개혁과 관련해 이 대통령의 발언은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의 공약 내용과도 다르며 지지층에게 설명한 적이 없는 내용으로 국민들을 속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여권 지지층 사이의 갈등을 두고 "서로"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두고 이 대통령이 '양비론'으로 접근하는 것이라 비판했다. 갈등의 골이 깊은 만큼 단순히 화합을 촉구하는 말로 수습될 단계는 지났다고 진단했다.
유시민 작가는 22일 미디어오늘 유튜브 라이브 '유시민과 미디어오늘이 논하다-비평의 품격과 언론의 책임'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평가하면서 검찰개혁과 여권 내부 갈등, 이른바 '멸칭 논란'을 차례로 짚었다.
◆ "국민 속인 검찰개혁"
유 작가가 심각하게 문제 삼은 것은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설명한 '검찰개혁의 당초 목표'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검사들을 수사를 담당하는 검사와 기소, 즉 소추를 담당하는 검사로 나누어 수사 검사가 기소 역할까지 겸하지 못하도록 하고, 법무부 안에도 수사 담당 기관과 소추 담당 기관을 나누는 것이 당초 구상이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국회를 통과한 공소청법에는 검사가 아예 수사에 관여조차 할 수 없도록 규정한 만큼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더 강한 검찰개혁이 이뤄졌다고 바라봤다.
유 작가는 이를 두고 "대통령이 생각한 검찰개혁은 우리가 생각했던 검찰개혁, 흔히 민주당의 입장, 대통령의 공약이라고 얘기했던 것과는 완전 다른 것이었다"며 "검찰청을 2개로 나눠 하나는 기소만 전담하고 하나는 수사만 전담하게 하는 것이 검찰개혁의 최대치였다는 말은 틀린 말"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진작 말했어야 한다.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며 "제가 뇌피셜이었나. 아니지 않나. 저는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그 얘기 하는 걸 듣고 충격 먹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유 작가는 정부조직법 개정부터 공소청 직제안 논란에 이르기까지 검찰개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은 이 대통령의 뜻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왔다.
민주당이나 여권의 검찰개혁 공약과 이 대통령의 입장이 다르다는 유 작가의 주장은 실제 사실과 부합한다.
국정기획위원회가 2025년 8월에 발표한 국정과제를 보면 '수사·기소 분리를 통한 검찰개혁 완성'을 목표로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신설', '법무부의 탈검찰화로 법무행정 정상화' 등이 담겼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수사 검사와 소추 검사의 분리는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민주당이 2025년 5월28일에 발표한 이재명 대선 후보의 대선공약집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에는 '검사의 영장청구 독점권 폐지'까지 포함돼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서로를 향해 혐오·멸칭? "문조털래유, 일방 폭행"
유 작가는 이른바 '문조털래유'로 대표되는 멸칭 논란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을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이른바 '뉴 이재명' 세력이 전통적 지지층과 그들을 대변하는 주요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혐오'와 '멸칭'을 만든 뒤 1년여 동안 일방적으로 공격해 왔는데 양쪽의 책임으로 보는 건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유 작가는 "대통령은 서로 멸칭을 주고받아서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지만 그 멸칭을 만들어내고 돌을 던진 것은 이 대통령만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며 "지금까지 그 일방 폭행이었다. 그거를 지금 쌍방 폭행으로 간주하고 서로 싸우지 말라고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뉴 이재명 성향의 정치평론가들이 자신을 비롯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 방송인 김어준씨,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 등을 공격하는 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떨어뜨릴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유 작가는 "문 전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 중에 누군가가 그 민주당 측의 비평가가 나와서 문재인을 깐다고 해서 이재명을 지지해 줄까"라며 "그럴 가능성은 없다. 시원하게 '문재인 잘 까네' 이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국을 깐다고 해서 이재명 지지자가 늘어나지 않는다"며 "반면 지금까지 이재명을 90% 지지해 왔던, 국정수행을 잘한다고 얘기했던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이 떠나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유엔총회 참석과 멕시코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하기 위해 공군 1호기로 이동하며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 대통령의 안일한 인식? "말로 단합할 단계는 지났다"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며, 이재명의 동지들"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도 유 작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현재 여권 지지층 사이의 갈등은 누군가의 말 한마디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 여러 행위들이 축적돼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말로 통합을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유 작가는 진영 내 갈등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게 선행돼야 된다고 보냐는 질문에 "기자회견에서 뭐 무슨 단합해야 되고 뭐 이런 말로 정리될 수 있는 단계는 이미 오래 전에 지나갔다"며 "포괄적으로 볼 때 이것이 말 한마디로 빚어진 문제가 아니고 이 대통령도 포함된 많은 사람들의 오랜 기간에 걸친 행위의 결과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그만큼 노력이 필요하고 그 핵심은 이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유 작가는 이어 "대통령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었지만 왜 이렇게 심각한 문제상황까지 왔는지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인식은 제가 발견하지 못 했다"며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가 심각하게 있다는 현황을 파악하는 뿐만 아니라 일이 이렇게 되게 된 원인에 대한 균형이 있어야 되는데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는 원인과 관련해서 제가 납득할 수 있는 어떤 진단, 이런 것들을 한 개도 발견 못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