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이 최근 불거진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설을 두고 아직 정부의 최종 입장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요구와 압박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파병 가능성을 열어뒀다.
우리나라가 명분없는 침략 전쟁에 결코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진보진영의 우려와 분노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계적 답변'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병 문제를 다루는 청와대의 태도에도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이 8일 오전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갈무리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8일 오전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설에 관해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최종적으로 아직은 우리 정부의 입장이 확정돼 있는 상태는 아니다"라며 "내부에서 충분한 숙의가 되기 이전에 기사가 흘러나왔다"라고 말했다.
다만 통상과 경제 분야와 관련해 미국의 파병 압박이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홍 수석은 미국이 반도체나 안보, 핵잠수함 등 한국에 중요한 사안을 지렛대로 삼아 파병을 압박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외교 사안 같은 경우는 최근에는 경제 안보라고 그래서 안보하고 통상 경제 문제가 같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완전히 분리돼 있지는 않다"며 "어느 정도 일정 정도 영향을 주는 것도 사실"이라고 답했다.
문제는 호르무즈 파병을 둘러싼 정부의 선택지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점이다. 홍 수석은 정부 내부에서도 파병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적극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된다고, 한미 관계 속에서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거에 대해서 다소 우려하는 내부의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이날 미국 주도의 군사행동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뿐 아니라 프랑스 등과의 국제공조를 통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 방안도 거론했다.
홍 수석은 "대통령께서 이번에 프랑스 가셔서 프랑스가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안전 운항과 관련된 논의를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수석의 이날 발언은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진보 진영 내부의 우려를 가라앉히기 쉽지 않아 보인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은 물론 민주당 일각에서는 '명분 없는 침략 전쟁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라는 분명한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8일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유튜브 갈무리
강경숙 조국혁신당 원내부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정부가 호르무즈 파병을 다른 한미 현안이나 통상 문제와 연계해 판단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국익과 국민의 안전, 우리 장병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끝까지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도 7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 헌법 제5조는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선언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시작한 이란 공격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 군을 보내는 것은 국제평화 유지가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안보에 위협이 될 뿐 명분도, 실리도 없는 파병에 우리 청년들을 보낼 수 없다"며 파병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여권과 진보진영 내부에서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홍 수석이 파병 여부를 여전히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정부의 최종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