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내선 여객기에서 60대 남성이 옆자리 승객을 폭행하고 인종차별·동성애 혐오 발언을 쏟아내며 난동을 부리다 다른 승객들에게 제압됐다.
남성은 결국 케이블 타이와 덕트테이프로 좌석에 결박됐고, 경찰에 체포됐다.
아서 레인 런딘(67)이 3일(현지시각) 미국 댈러스-포트워스에서 뉴어크로 향하던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에서 난동을 부리다 덕트 테이프로 좌석에 결박돼 있다. ⓒ엑스 계정
5일 CNN 등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3일(현지시각)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을 출발해 뉴저지주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아메리칸항공 618편에서 발생했다.
난동을 부린 승객은 애리조나주 투손에 거주하는 아서 레인 런딘(67)으로 확인됐다. 일등석에 탑승한 런딘은 비행 도중 갑자기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런딘은 다른 승객과 승무원 등을 향해 인종차별적이고 동성애 혐오적인 욕설을 내뱉었다. 이어 옆자리에 앉아 있던 승객의 노트북을 치고 목을 잡는 등 폭력을 행사했으며, 이를 말리려던 여성 승객에게도 공격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상황이 격해지자 다른 승객들이 직접 제압에 나섰다. 이들 가운데는 은퇴한 경찰관 후안 메히아도 있었다. 승객들은 승무원이 건넨 케이블 타이를 이용해 런딘의 손을 묶으려 했지만 런딘은 거세게 저항했고, 이 과정에서 메히아의 손을 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승객들과 승무원들은 런딘이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도록 덕트테이프(은색 강력 테이프)까지 동원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런딘이 일등석 좌석에 앉은 채 몸 등이 은색 테이프로 고정된 모습이 담겼다.
기장은 난동이 계속되자 뉴어크로 향하던 항공편을 볼티모어/워싱턴 서굿 마셜 국제공항(BWI)으로 돌렸다. 미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항공기는 오후 10시15분께 BWI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착륙 직후 메릴랜드 교통당국 경찰이 기내에서 런딘을 체포했다. 런딘은 2급 폭행과 치안문란 혐의를 받고 있으며, 미 연방수사국(FBI)도 사건 조사에 나섰다.
런딘이 항공기에서 끌려내려온 뒤 해당 여객기는 다시 출발해 당초 목적지였던 뉴어크로 향했다.
사건 이후 런딘이 몸담고 있던 애리조나 부동산 회사도 즉각 조치에 나섰다. 미 애리조나 지역방송 13 News 등에 따르면 롱 리얼티(Long Realty)는 사건을 인지한 직후 런딘과의 소속 관계를 종료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런딘이 더 이상 회사와 관련이 없으며 어떤 자격으로도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런딘은 체포 다음 날 보석금 없이 석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에서는 이처럼 기내 난동객을 제압하기 위해 덕트 테이프 등을 이용해 좌석에 결박한 사례가 종종 보도돼 왔다.
그렇다면 국내 항공기에서 이 같은 난동이 벌어지면 어떻게 될까.
현행 항공보안법은 기내에서 폭언·고성방가 등 소란행위를 하거나 다른 승객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특히 승객을 폭행하거나 항공기의 보안·운항을 저해하는 폭행·협박을 할 경우 항공보안법은 물론 형법상 폭행·상해 혐의까지 적용될 수 있다.
난동이 계속되면 승무원은 기장의 지휘 아래 승객을 제압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다른 승객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도 있다. 운항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기장이 가까운 공항으로 항공기를 회항시킬 수도 있으며 착륙 후 난동을 피운 승객은 경찰에 인계돼 수사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