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임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여당의 당정일치 기조에도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김 의원이 경선 내내 '완벽한 당정일치'를 앞세워 정청래 전 대표의 연임을 저지하면서 당내 권력구도 역시 친석계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17일 대전 유성구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17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를 열고 김 의원을 새 당대표로 선출했다. 김 신임 대표는 선호투표를 거쳐 최종 득표율 54.08%를 기록해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45.92%)를 제쳤다. 1차 집계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송영길 후보를 1순위로 택한 투표자의 2순위 선택을 재분배하는 선호투표가 적용됐다.
김 대표는 당선 직후 수락연설에서 "민주당을 바꾸겠다. 언어도, 정책도, 태도도, 문화도 진화할 것"이라며 "당청 관계는 국정의 중심인 대통령과 정부를 지원하는 전면 협력의 창조적인 수평 관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까지 진행된 권리당원 순회경선에서는 김 대표가 49.91%를 얻어 정 전 대표(41.51%)와 송 후보(8.58%)를 앞섰다. 마지막 서울·경기 경선까지 김 대표와 정 전 대표의 누적 격차는 8.40%포인트였다.
이번 당선으로 민주당과 대통령실의 관계는 한층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이 대통령과 국정을 함께 운영한 경험을 자신의 최대 강점으로 내세워왔다. 당대표 출마 이후에도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강력하게 뒷받침할 '당정일치 당대표'를 강조했고, 친명계 의원들도 잇따라 김 대표 지원에 나섰다.
반면 정청래 전 대표 재임 후반기에는 당정 관계에서 엇박자 논란이 여러 차례 불거졌다. 친석계 일각에서 정청래 전 대표를 향한 공개적 견제도 이어졌고, 김 대표 역시 경선 과정에서 이를 '명청대전'으로 규정하며 연임에 반대했다.
정 전 대표가 연임에 성공했다면 이 대통령과 정 전 대표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있었던 만큼, 김 대표의 당선으로 대통령실도 여당 지도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덜게 됐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의 이 대통령 중심 구도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전체 권리당원의 약 33%가 몰린 최대 승부처 호남에서 김 대표가 57.54%를 얻어 정 전 대표(32.65%)를 24.89%포인트 차로 크게 앞섰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호남 경선 전까지 1.48%포인트에 불과했던 두 후보의 누적 격차는 이 경선을 거치며 14.07%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김 대표가 내세운 '당정일치'에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당원들이 힘을 실어준 셈이다.
반면 정 전 대표에게는 이번 패배가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으로 남게 됐다. 지난해 당대표에 오른 뒤 연임을 노렸지만 김 대표에게 당권을 내주면서 1년 만에 당 지도부에서 물러나게 됐다. 특히 정 전 대표가 대표 시절 핵심 과제로 추진한 '1인1표제'가 당대표 선거에 처음 적용된 전당대회에서 패배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다만 정 전 대표가 이번 패배로 당내 영향력까지 곧바로 잃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지막 순회경선까지 권리당원 40% 이상의 지지를 확보한 데다 친청계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의원까지 최고위원에 당선되면서 정 전 대표는 새 지도부에도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김 대표가 지도부를 이끄는 과정에서 정 전 대표 측과 어떤 관계를 설정하느냐도 당내 통합과 맞물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는다. 민주당이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정부 주요 정책과 입법 과제 추진 과정에서도 새 지도부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당 내부적으로는 2028년 총선 준비도 본격화된다. 이번에 선출된 지도부의 공식 임기는 2년으로 차기 총선까지 당을 이끌게 된다. 김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당대표 직속 '시스템공천 혁신단'을 구성하고 2028년 총선 전까지 공천 제도를 전면 재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장 내년 재보궐선거도 김 대표 체제의 첫 시험대가 된다. 김 대표는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가 되면 내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시장·강릉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준비에 즉각 착수하고, 선거를 치른 뒤 대표직 재신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를 지낸 김 대표가 집권여당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대통령과 당대표가 함께 국정 성과를 책임지는 구도도 한층 선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